국제 정치·사회

사우디 왕자 이스라엘·하마스 동시 비판…일례적 ‘솔직 발언’

하마스 “민간인 표적 삼아…이슬람 명령 위반”

이스라엘 “무고·민간 팔레스타인 무차별 폭격”






투르키 알 파이살(사진·78)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이 분쟁에 영웅은 없다. 희생자만 있을 뿐”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양측을 공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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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은 투르키 왕자가 18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라이스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투르키 왕자는 하마스에 대해 “연령, 성병을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는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는 이슬람 명령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가지지구 내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과 이들을 강제로 시나이반도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관련해 투르키 왕자의 발언이 사우디 왕실 고위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솔직한 발언’이라는 게 BBC의 평가다. 앞서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투르키 왕자는 미국이 이번 정쟁에서 이스라엘 지지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미국 언론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이스라엘이 4분의 3세기 동안 팔레스타인인에게 행한 일보다 더 큰 도발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BBC는 투르키 왕자가 사우디 정계에서 존경받는 원로 정치가이자 전직 외교관이라고 소개했다. 20년 넘게 사우디 정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투르키 왕자는 현재 사우디 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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