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참치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로 참치에 담긴 감칠맛의 특정 성분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콧 맥그레인 영국 월섬 펫케어 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고양이의 미각이 감칠맛을 감지하는 특화된 수용체를 가졌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8일 국제학술지 ‘화학 감각(Chemical Senses)’에 발표했다.
고양이는 인간과 달리 설탕을 감지하는 핵심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지 못하고 쓴맛 수용체도 적어 쓴맛에도 둔감하다.
고양이가 감칠맛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앞선 연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생선을 좋아하는 고양이는 그중 참치를 선호하는데 이는 참치에 포함된 특유의 감칠맛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레인 연구팀은 고양이가 감칠맛을 느끼는 독특한 입맛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안락사된 6세 수컷 고양이의 혀의 조직검사를 진행한 결과 고양이가 감칠맛을 감지하는 데 필요한 분자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또한 고양이들은 참치에서 많이 발견되는 물질인 히스티딘(아미노산의 일종)과 일인산이노신(뉴클레오티드의 일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시됐다.
다만 감칠맛을 느끼는 유전자는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람이 단 맛을 좋아하는 만큼 고양이에겐 감칠맛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양이의 감칠맛을 좋아하는 습성은 사료나 동물용 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이가 참치맛을 알게 된 시점은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고양이는 약 1만년전 중동의 사막에서 진화했는데 이곳에서는 생선을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물고기를 먹는 모습은 기원전 1500년 이집트 벽화에 묘사돼 있지만 언제부터 참치를 선호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고양이들이 중세시대 중동 일부 항구에 사는 어부들이 남긴 음식 찌꺼기를 먹으면서 참치를 접했을 것이라 추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