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회학자인 에버렛 로저스는 1957년 출간한 ‘혁신의 확산’이라는 책을 통해 신제품을 빨리 구입해 평가하는 ‘얼리어답터’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로저스는 이 책에서 소비자를 신제품 수용 시기에 따라 얼리어답터 등 다섯 가지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를 통해 혁신 제품 판매량이 시장 출시 초기에 느리게 증가하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정점을 찍은 뒤에 평탄해지는 모양의 ‘S커브(곡선)’를 제시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추어는 2012년 발간한 ‘넥스트 S커브’라는 책에서 S커브의 개념을 기업에 접목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 사례를 통해 기업들이 특정 제품 시장에서 S커브를 그리며 성장을 구가한 후 새로운 커브로 갈아타는 방안으로 혁신을 제안한 것이다. 액센추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 조직 비대화와 기존 제품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는 유혹 등을 기업 혁신의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앤드컴퍼니는 최근 공개한 ‘한국의 넥스트 S커브’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산업구조 개편과 인공지능(AI) 전환 등 8대 과제 이행을 통해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1965년부터 20년 동안 중화학공업 경제로의 전환 덕분에 1차 S곡선을 맞은 뒤 1985년부터 20년 동안 자동차·전자 기기 중심 공업으로 전환해 2차 S곡선을 경험했다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성장을 위해 과제들을 이행하면 204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7만 달러 달성으로 세계 7대 경제 대국 진입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우리가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도체와 미래 모빌리티·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개발을 주도할 고급 인재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전방위 지원과 규제 혁파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