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중동 시장 개척을 시작한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500여개의 해외 매장을 두고 있지만, 인구 19억 명의 무슬림 시장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만 진출한 상황이다. 파리바게뜨는 내년까지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 제빵 공장을 완공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활용해 2033년까지 중동·아프리카 12개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현지 글로벌 기업 갈라다리브라더스그룹과 파리바게뜨 중동 진출을 위한 조인트벤처 파트너십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허진수 SPC그룹 사장과 모하메드 갈라다리 갈라다리브라더스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허 사장은 지난 21일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을 방문하고 있다. 허 사장은 “할랄 시장은 글로벌 사업에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큰 시장으로 갈라다리브라더스그룹과 긴밀한 협력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협약을 통해 내년 갈라다리브라더스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203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향후 10년 내 이 지역에 최소 100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다. 갈라다리브라더스그룹은 1961년 UAE에 설립된 글로벌 기업으로 사우디와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는 물론 영국, 호주, 스리랑카 등 세계 각국에서 미디어·자동차·식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 1000여개 외식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현지 식음 사업에 능통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리바게뜨는 말레이시아에 내년 완공 예정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공장에서 생산한 할랄 인증 제품으로 중동 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6월 400억 원을 투자해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경제 대국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제빵 공장 설립에 들어갔다.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이달 기준 무슬림 시장에서 말레이시아에 3개 매장, 인도네시아에서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국에서 생산한 휴면 반죽 냉동 생지를 수출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전 매장이 이곳에서 생산된 할랄 인증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막대한 자본을 들여 무슬림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는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 3690억 달러에서 2024년 1조 97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꾸준히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현재까지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 22일에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 2터미널에 매장을 새로 열며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했지만, 중동 지역에는 아직 매장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