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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뉴딜 ETF, 긴축 장기화에 상폐 속출

한때 경쟁적으로 K뉴딜 상품 출시

정책 테마 관심 급속히 식은데다

고금리 취약한 'BBIG' 몰려 수익↓

순자산 100억 안되는 상품 수두룩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년 11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년 11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관된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무관심 속에 나란히 상장 이후 최저가로 추락했다. 뉴딜 ETF가 담고 있는 업종이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인데다 정권 교체 이후 정책 테마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식은 때문이다. 시장에서 소외돼 상장이 폐지되는 ETF도 나오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뉴딜 정책 관련 ETF 중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지수와 KRX BBIG 지수를 추종하는 5개 상품이 전날 나란히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KO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등 상품들은 최근 6개월간 20~24%의 손실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ETF’의 손실은 44.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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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관련 ETF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밀어붙이던 한국판 뉴딜 정책을 테마로 2020~2021년에 걸쳐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2020년 11월에는 삼성·KB·NH아문디·한국투자신탁운용 등 4개 운용사가 ‘Fn K-디지털뉴딜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들을 일제히 선보였다. 이듬해 2월에는 삼성·미래에셋·NH아문디·한화자산운용이 ‘KRX/S&P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를 토대로 한 상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한때 합산 순자산이 1조 원을 넘볼 정도로 뉴딜 ETF는 큰 인기를 누렸지만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자 수익률이 추락했다. 뉴딜 ETF에 포함된 업종이 고금리에 취약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긴축적 통화 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길어지자 BBIG 업종의 주가가 급락해 뉴딜 ETF의 수익률도 곤두박질 친 것이다.

아울러 정책 테마 상품인 뉴딜 ETF에 대한 관심이 급감해 관련 ETF가 상장 폐지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9월 ‘KIN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를 상장폐지했다. 이 상품의 신탁 원본액 및 순자산이 50억 원을 밑돌자 거래소가 ETF 관리종목으로 지정했고, 운용사는 결국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화운용 역시 올 6월 ‘ARIRANG 탄소효율그린뉴딜 ETF’를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거래소는 ETF의 신탁 원본액과 순자산총액이 50억 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반 년(반기 말 기준) 후에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한다.

이에 따라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에서 소외되는 양상이 짙어지는 뉴딜 관련 ETF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뉴딜 ETF는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이 상장 직후 한 달에 비하면 90% 이상 급감했다. ‘KO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의 순자산도 최근 100억 원 미만으로 줄었으며 ‘KB STAR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와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은 5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뉴딜이라는 정책 테마성 키워드 자체가 이제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면서 “편입된 종목의 주가가 올라도 뉴딜 ETF들의 규모는 다시 커지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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