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잇따른 악재에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 26일에는 약 10개월 만에 2300선 아래에서 마감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다음 주 코스피지수가 2300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주(20일) 대비 72.19포인트(3.03%) 하락한 2302.81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0.76포인트(2.69%) 내린 748.49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23~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조 6184억 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3756억 원을, 개인은 1조 219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4556억 원을 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007억 원을, 기관은 3701억 원을 매수했다.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6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2300선이 붕괴됐다. 지난 26일 코스피지수는 이날 2.71% 급락한 2299.08로 마감했다. 하루 기준 낙폭으로는 지난해 9월 26일(-3.02%) 이후 가장 컸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3.5% 폭락하며 743.85로 장을 마쳤다. 올해 1월 31일 이후 최저치였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25일(현지 시간)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등 미국 기술주의 폭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고조화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며 “미국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상승한 데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대규모 가자지구 급습 소식에 증시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 증시도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밴드 2250~2370포인트 선을 제시했다. 고금리와 이-팔 전쟁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경기 둔화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하방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 수준”이라며 “주식시장이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국면에서 주식시장의 저평가 메리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주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자동차, 정유, 항공우주와 방산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재평가가 필요한 대형주를 눈 여겨 볼 것을 추천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낙폭과대 구간의 대응방법은 반등 1순위를 찾는 것”이라며 “대형주 중에서도 클라우드 매출액 증가 및 생성형 인공지능(AI) 신사업이 기대되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를 추천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000660), 기아(000270), 한미반도체(042700) 등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