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라큐스 공장에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들여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중입니다. 2024년에는 증설이 완료돼 2025년 1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원직(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에서 기자와 만나 위탁개발생산(CDMO)의 성장동력으로 삼은 ADC 사업계획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실어 약물이 작용하는 범위를 한정하는 기술이다. 부작용이 큰 기존 화학항암제와 비교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인 BMS에서 인수한 시라큐스 공장에서 ADC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일본 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ADC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협업하자는 제안이 온다”며 “중국 업체들이 하고 있었는데 지정학적 이유로 탈중국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미국에 있는 우리의 입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는 피노바이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협약을 맺고 ADC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ADC 항체 생산과 페일로드(약물) 및 링커와의 결합, 완제(DP)까지 생산해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대부분의 ADC 고객들은 임상 고객인데 임상 고객을 타깃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ADC는 10년 후 롯데바이오로직스 전체 매출 중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주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전략기획부문장은 “10년 후 매출 목표는 1조 5000억 원으로 대부분(약 90%)는 항체, 10%는 ADC 관련으로 예상한다”며 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시장에는 어느 특정 시점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 현재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2030년까지 30억 달러(약 3조 원)를 들여 총 36만 리터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2025년 4분기 준공, 2027년부터는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장 건설과 더불어 증시 상장도 계획 중이다. 이 대표는 “상장은 2027년~ 2028년쯤으로 생각하는데 1·2공장은 자체 자금, 3공장은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며 “공장 당 채용 규모는 800~1000명, 총 3000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고의 품질’을 내세워 고객사를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조직의 약 30%를 품질관리 인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순수한 CDMO로서 개발·생산·유통·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 품질 위주의 생산만을 추구하는 사업 모델로 갈 생각이다”며 “고객들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생산은 우리가 최고의 품질로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