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값도 껑충…이젠 소맥 마시려면 가격이 '기겁'

하이트진로(000080)가 다음 달부터 소주 ‘참이슬’ 출고가를 6.95% 올린다. 지난 상반기엔 정부의 식품 가격 인상 자제 방침에 따라 가격을 동결했지만 계속해서 오르는 원부자재값, 물류·제조경비 등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카스' 출고가도 같은 이유로 6.8% 정도 인상한다. 경쟁사인 오비맥주는 이미 이달 초 맥주 ‘카스’·'한맥' 가격을 올렸고,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가격을 조만간 인상할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출고 단계에서 주류 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은 더 크게 뛰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음식점에서 ‘소맥’을 마시려면 1만3000~1만5000원을 내야 소주 1병, 맥주 1병을 주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11월 9일부터 소주류 제품의 출고가격을 인상한다고 31일 밝혔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가 6.95% 인상된다. 인상 대상은 360㎖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360㎖ 병 제품의 경우 기존 출고가 1166.6에서 1247.7원으로 오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됐고 병 가격은 21.6% 오르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가격 인상에 의한 소비자, 자영업자, 거래처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 채권 회수 유예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의 설명처럼 국내에서 10개 주정 회사의 주정 판매를 전담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 값을 평균 7.8% 올린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9.8% 인상했다. 또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 납품하던 병 값을 22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병뚜껑 가격도 올랐다. 이에 하이트진로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소주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맥주 가격도 도미노 인상 된다. 하이트진로는 같은 날 11월 9일부터 켈리와 테라의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대상은 500㎖ 캔 품목과 일부 한정판 제품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다. 발포주 필라이트 계열 제품은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355㎖캔, 1.6ℓ 페트 품목의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앞서 오비맥주 역시 10월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국산 맥주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롯데칠성 역시 클라우드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문제는 주류 출고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이 식당에서 체감하는 가격은 널뛰기로 더 크게 인상된다는 점이다. 출고가가 5%가량 오르면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은 통상 1000원 정도 오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옆집에서는 하나둘씩 가격을 올리는데 우리 가게만 그대로 두면, ‘나만 손해 본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며 “소주 가격이 1000원 저렴하다고 손님이 극적으로 많아지는 것도 아니니 결국에는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과 술집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6000~7000원, 맥주 가격은 7000~8000원 대로 오를 전망된다.

한편 주류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어깨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맘스터치는 이달 말부터 햄버거 가격을 300~400원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11일 1일부터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4∼5% 인상하고, 로레알도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9월 일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편의점 PB우유도조만간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