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가운을 입고 타인 출입증으로 병원을 돌아다니며 현금, 시계 등 약 16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사선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숙 판사는 지난달 25일 절도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권 모(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권 씨는 올해 4월부터 2개월 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10차례에 걸쳐 현금 334만8000원과 800만원 상당의 오메가 시계 등 1594만8000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씨는 이 병원에서 일하는 방사선사로 흰색 가운의 의사 차림을 한 채 미리 준비한 타인의 출입 보안카드로 탈의실과 당직실, 입원병실 등을 돌아다니며 병원 직원, 환자 등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중고 거래 앱에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13차례에 걸쳐 1262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타인의 출입증으로 병원을 돌아다니며 훔치고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상품권 판매 사기 범행까지 해 범행 수법, 횟수, 피해액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소비했고 현재까지 일부 피해자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권씨가 대체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공탁하거나 돈을 갚고 일부 훔친 물건이 피해자들에게 되돌아간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