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0년 6월 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협업 관계를 더욱 넓혔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제네시스 차에 LG전자(066570)의 플랫폼을 활용한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이 탑재된다.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된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미지.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기아와 LG전자, 유튜브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LG전자 미국 법인 사옥에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고객 경험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웹OS에는 유튜브 전용 앱을 설치해 유튜브의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차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된 LG전자의 차량용 웹OS는 스마트 TV 운영 체계인 웹OS를 기반으로 차량에 특화해 개발한 운영 체계다. 유튜브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웹O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운전석과 보조석·뒷좌석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 뒷좌석에서는 운행 중에도 상시 시청할 수 있지만 전면 내비게이션 화면에서는 안전을 위해 주차(P단) 상황에서만 시청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이 시스템을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과 GV80 쿠페 모델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향후 다른 차종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협업은 차량 내 콘텐츠 제공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와 TV, 생활 가전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전장 사업에 적용하려는 LG전자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정 회장과 구 회장은 2020년 전기차용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회동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차와 LG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외에도 배터리·전장 부품에서 다양하게 협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배터리, LG디스플레이(034220)의 차량용 패널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의 체제 전환을 선언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조에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왓챠·웨이브·유플러스(U+)모바일tv 등 다양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네마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일찌감치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그룹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모빌리티 산업의 패권을 잡고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하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올해 220억 9000만 달러(약 30조 원)에서 2027년 328억 5000만 달러(약 44조 6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해영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상무)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차 안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SDV 기반의 기술적 발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고객에게 더욱 다양하면서 유익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글로벌 주요 콘텐츠사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 역시 “차량용 웹OS를 비롯해 완성차 고객은 물론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장 솔루션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