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장사 11곳의 올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8조 4000억 원대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취임 3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과 함께 그동안 강조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자율주행·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사업의 성장성도 높아 그룹의 쾌속 질주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공시한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이노션 제외)의 전체 영업이익은 8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배 증가했다. 매출액은 7.1% 늘어난 104조 5000억 원이었다. 2분기 연속 매출액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취임 이후 줄곧 그룹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정 회장의 경영 전략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쾌속 질주는 현대차·기아가 주도하고 건설·부품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규모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보조를 맞췄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액은 66조 5000억 원으로 그룹 상장사 전체 매출의 63.7%를 차지했다.
건설·방산·부품·물류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건설은 올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조 5000억 원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해외 수주액은 12조 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6.5%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6월 호주에서 1조 원대의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8월 폭스바겐과 핵심 전동화 부품 배터리 시스템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대위아는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과 총 1조 원을 웃도는 규모의 등속 조인트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도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그룹과 약 7000억 원 규모의 변속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현대제철은 스텔란티스·포드·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9월 글로벌 메이커와 총 2조 2000억 원 규모의 완성차 해상 운송 계약에 성공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 회장의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경영 기조는 수익성 추구로 변화했는데 그 효과가 점차 발휘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의사 결정이 빨라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