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힘입어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가 크게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1년 4개월여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고 국고채 금리는 대폭 내려갔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41.56포인트(1.81%) 오른 2343.1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3.61포인트(4.55%) 뛴 772.84에 장을 마감해 지난해 6월 24일(5.03%)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 투자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기관투자가가 2727억 원어치를 산 가운데 외국인도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를 순매수(1406억 원)하면서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85억 원, 192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오른 가운데 반도체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1.60%, 4.16%씩 상승해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전날 10월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정부 발표에 이어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내년 인공지능(AI) 칩 부문의 매출을 낙관적으로 전망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인 HPSP(403870)(7.79%), 주성엔지니어링(036930)(10.54%), LX세미콘(108320)(3.46%), 한미반도체(042700)(8.92%), 하나마이크론(067310)(16.83%), DB하이텍(000990)(6.46%) 등이 모두 폭발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71%)과 POSCO홀딩스(005490)(6.21%), LG화학(051910)(5.68%), 삼성SDI(006400)(5.99%), 포스코퓨처엠(003670)(11.13%), SK이노베이션(096770)(5.98%), 에코프로비엠(247540)(15.06%), 에코프로(086520)(8.71%), 엘앤에프(066970)(12.44%) 등 그간 조정을 받았던 2차전지 관련주도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2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979%에 장을 마쳤다. 10년물과 5년물, 2년물도 각각 12.0bp, 10.3bp, 8.7bp 급락한 연 4.168%, 4.070%, 3.904%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 지수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1일(현지 시간)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여파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결정을 발표한 뒤 “우리가 묻고 있는 질문은 ‘금리를 더 올려야 할까’라는 것”이라며 시장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전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던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시중금리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금리는 내리고 증시는 반등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