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고수익 바란다면 폰 끄세요” ‘올드머니’ PB의 조정장 탈출 비법 [선데이 머니카페]

■이진성 신한투자증권 이사(PB) [갑기자의 주씨썰]





‘1.43%’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2301.56에 마감했습니다. 올 들어 최저치였던 2334.96 대비 수익률은 1.43%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3개월 낙폭이 특히 컸습니다. 8월 초 고점 이후 코스피 낙폭은 약 10%에 달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코스닥 낙폭은 더 컸습니다.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증시 조정에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역시 국장(국내 증시)은 안된다"며 낙담하고 있습니다. 특히 2차전지 종목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금양,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에 투자자한 개인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11월 금리 추가 인상이 없었고, 장기 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해석되면서 국내 증시도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종목이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라 손절매와 추가 매수 모두 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에 처한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올드머니(대대손손 부를 쌓은 자산가)’는 이런 조정장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더 큰 부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진성 신한투자증권 광화문금융센터 이사(프라이빗뱅커·PB)가 개인 투자자에게 올드머니의 투자 비법을 전합니다. 이 이사는 올드머니 전담 PB입니다. 수백억~수천억 원 자산가 다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질의응답입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조정장이 있었습니다. 올드머니 고객이라도 조정장에 대응하는 가지각색의 모습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러 고객 중 조정장에 대응하는 모습 중 베스트와 워스트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정장 탈출 비법 중 최고를 물으신다면 무관심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우량자산에 잘 분산 투자했다면 모든 자산이 조정을 받는 요즈음 업무와 일상에 전념하는 게 최선입니다. 지나보면 시장의 강한 조정은 생애 주기를 통틀어 짧은 시기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흔들리는 자신입니다. 이 기간에 시장은 온갖 불안한 뉴스들로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 후, 악재들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언제 그랬었냐는 듯 빠르게 반등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지나보면 견디는 전략(Stay the course)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한다지만 투자는 모니터 앞을 떠나지 않고 많이 하신다고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멀리할 수록 장기 수익률은 높습니다.

최악은 수시로 매매를 반복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성향의 분은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일부 적용해 보길 권해드립니다.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조정에 많은 투자자들이 낙담합니다. 현 장세를 어떻게 진단하는지 궁금합니다.



△위 표를 보면 최근 3개월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해지수를 제외한 모든 지수의 연초부터 수익률은 플러스입니다. 그런데 많은 개인투자자 분들이 올해 상승률이 가장 좋았던 코스닥에, 특히 수익률이 좋았던 7월에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2차전지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셨기 때문에 현재 수익률이 저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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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투자자 분들은 미국 경제 불황에 대비하여 20~30년의 미국 국채 장기물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셨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손실을 보는 상태입니다.



미국 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시작된 현재 조정장은 3개월 내내 이어져 투자자에게 힘겨운 시기지만 공포를 느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위의 표처럼 올 한해를 놓고 크게 보면 상승장 속에 조정이라는 그림이 보일 겁니다. 물론 여기서 미국 국채 금리가 6~7%까지 오른다면 단기적으로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2년 6월 9.1%에서 2023년 9월 3.7%까지 5.4% 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앞으로 금리를 추가로 한 차례 이상 올릴 확률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 장세를 단기 변동성 구간으로 보고 일부 회복의 기미도 보인다고 했습니다. 근거는 무엇인가요.

△위 그래프에서 보듯 미국의 기준금리(파란색)가 상승하면 시간차를 두고 실업률(빨간색)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이어서 경기 침체(리세션·회색 음영) 시기가 찾아오곤 했습니다. 리세션이 오면 기준 금리가 내려가고 실업률은 떨어지고 주식은 다시 오르기 시작해 나스닥 지수는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상승을 지속했습니다.

또 과거에는 투자자 분들의 금융 지식이나 포트폴리오 개념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테마주 중심으로 투자하다가, 리세션을 맞고 큰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과거와 비교해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담고 계신 투자자 분들이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리세션이 오고 금리가 하락한다면 올해 장기 채권을 매입해 평가 손실을 입고 계신 투자자 분들이라면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주식도 시차를 두고 상승으로 전환될 것이고요.

다만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연준이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한다면 연준도 기준 금리를 점진적으로 내리고 성장주 랠리가 이어지는 연착륙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상황으로 최근 3개월간 경험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빠지는 것과 반대의 상황, 즉 주식과 채권의 동반 상승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하락에 따른 공포에 주식과 채권 모두 매각한다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위 그래프에서 보듯 현재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9.23으로 최근 저점인 13.63에서 4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다만 30을 넘어섰던 지난해 상황이나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하면 낮습니다.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경우 주식 시장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나보면 지금처럼 VIX 지수가 높아진 구간에서 주식을 매수했다가 VIX가 하락하면 매도하는 전략이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자 한다면 채권, 금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거나 스텝다운 형 ELS 구조화 상품을 이용해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위 그래프는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가산 금리)와 나스닥 지수를 비교해 본 것입니다. 여기서 보면 과거 하락장이 강하게 오고 리세션이 오는 경우 하이일드의 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은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경제가 3분기 4.9%의 강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높은 금리에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식시장이 놀랐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예측 불가한 미래에 대비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비법은 △ 주식, 채권 다양한 자산으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Balanced Portfolio)로 △ 시장에 머무르면서 (Stay invested) △주기적인 리밸런싱(Regular Rebalancing)을 통해 위험과 수익을 관리(Risk & Return Management)하는 전략이 어려운 시장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를 거둘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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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언급된 투자 상품은 서울경제신문이 추천하거나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투자에 유의해 주시기 바라며 모든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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