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소위 말해 ‘대박’이 터지면 촬영 장소는 곧바로 관광지가 되는 게 일반적인 공식이다. 그러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두나!'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촬영 세트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촬영지인 광주는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는 광주시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을 중심으로 주변 거리와 카페 등지에서 촬영됐다. 호랑나무가시 언덕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드라마 주인공 이두나(수지)와 이원준(양세종)이 함께 거주하는 셰어하우스로 사용됐다. 1950년대 지어진 한 선교사의 사택으로, 한국 근대식 건축양식을 지닌 이 건물은 이두나! 외에 ‘너를 기억해’ 등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됐다.
지난해 촬영 당시 게스트하우스 주변엔 철문과 벽돌 굴다리, 벽돌 옥상 등 드라마를 위한 세트가 제작됐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굴다리 등 지어진 세트가 모두 철거되면서 지금은 원래 있던 게스트하우스만 그대로 남아 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문화사업체 대표 A씨는 “제작사인 넷플릭스 측이 세트를 촬영 후 모두 철거해 지금은 드라마를 추억할 만한 세트와 기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라마 ‘이두나!’는 넷플릭스 TV 시청률 국내 1위·세계 비영어권 3위(지난 10월 23~29일 기준)를 기록하며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작품은 광주 양림동 일대 거리와 광주천, 조선대 등 광주 도심 곳곳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냈다.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에서 광주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데다 광주 출신 배우 수지가 열연을 펼쳐 지역 주민 사이에서 ‘광주 홍보 드라마’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광주 양림동은 1900년대 초 서구 선교사들이 광주에서 처음 근대식 학교와 병원 등을 설립한 역사문화마을로, 국내외 관광객의 인기 답사지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등 근대 건축물과 이이남 스튜디오 등 미술관이 모여 광주의 ‘삼청동’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