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커피 한 잔에 90만원’…중국도 스페셜티 커피 열풍

항저우서 초고가 판매 화제

최고급 원두 ‘게이샤’ 사용해

스타벅스 대비 185배 비싸

중국 항저우의 한 커피숍이 7일 한 잔에 4988위안(약 90만원)짜리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펑파이 캡쳐중국 항저우의 한 커피숍이 7일 한 잔에 4988위안(약 90만원)짜리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펑파이 캡쳐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한 잔에 90만원에 달하는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어 화제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의 상술이라는 지적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에 따른 결과라는 반응도 나온다.



7일 중국 매체 펑파이는 중국 항저우 량주문화촌의 ‘PUMPLI HOUSE’라는 커피숍에서 한 잔에 4988위안(약 90만원)인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일반 커피 200잔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에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톨 사이즈) 가격이 27위안(약 4800원), 중국 내 매장이 가장 많은 루이싱커피는 13위안(온라인 주문시)에 불과하다.

초고가 전략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이라는 지적이지만 커피 마니아들에게 이 가격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에선 이미 1000위안이 넘는 프리미엄 커피도 대중화되고 있다고 펑파이는 밝혔다.

이 커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틀 전 항저우 출신의 샤오팡씨는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매장을 찾았다. 그는 매장이 너무 소박하고 조경에 가려져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에는 4988위안짜리 카르멘 커피 외에 1288위안 토투마스 커피도 판매됐지만 48위안에서 398위안 사이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도 판매되고 있다고 샤오씨는 전했다.



그는 점원이 미리 커피의 맛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했고 커피를 마신 뒤 “핸드드립으로 내린 게이샤 커피를 처음 마셔보는데, 오랫동안 남아있는 뒷맛에 놀랐고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샤오씨와 같은 날 매장을 팔로워 수가 3600만명인 한 블로거도 매장을 찾았다. 그는 커피를 마신 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고 눈썹을 찡그린 채 “전혀 과장이 아니라 이 맛은 밤새 상한 음식과 같다”라고 말했다. 너무 비싼 가격 탓에 남길 수 없어 한약처럼 마셨다며 “우리가 평소 마시는 커피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고, 조금 신맛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솔직히 제가 맛이 없어서 그런지 이 커피의 고귀함을 정말 맛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부였다.

이 커피숍에는 커피의 황제로 불리는 게이샤 원두를 사용해 가격이 비싸다고 설명했다. 게이샤 원두 품종은 스페셜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지막에는 접하게 되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이 입맞춤한 오렌지 꽃의 향기’라고도 불린다. 매년 바리스타 세계대회에서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게이샤 원두를 사용해 경쟁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은 편이다.

PUMPLI의 데일 매니저는 “이 원두의 가격은 일반인들이 인지할 수 없는 가격일 수 있지만 커피 실무자들에게는 흔한 가격이고, 가격도 시중에서 가장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4988위안에 판매되는 커피는 ‘도멘 델 카르멘(Domaine del Carmen) 워시드 게이샤’ 원두를 사용하며 올해 파나마 최고의 커피원두 대회에서 워시드 분야에서 사상 최고인 96.5점으로 챔피언을 수상했다.

높은 고도와 비옥한 토양 등 까다로운 재배 환경에서 자라는데다 해충과 질병에도 약해 수확량이 매우 적어 해마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도 원두 가격이 급등해 가격은 kg당 1만50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약 200ml인 커피 한 잔을 만들려면 15g 정도의 원두가 필요하고 원자재 외에도 운임,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중국에선 최근 2년간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앞서 저장성 원링시의 한 카페에서도 한 잔에 2,888위안이라는 가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매장 매니저는 원래 3888위안짜리를 할인에서 판매하는 가격이라며 비싼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커피 마니아 쉬예씨는 ‘게이샤 커피 전문점’을 열고 69위안에서 2000위안 사이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그는 “매장 손님의 60% 이상이 일반 고객이라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커피를 사랑하고 원두의 맛과 로스팅을 다양하게 추구하는 커피숍 오너들 덕분에 스페셜티 커피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펑파이는 보통 사람들은 한 잔에 몇 위안이면 네슬레 인스턴트 커피부터 루이싱, 매너, 스타벅스 같은 매장의 커피를 비롯해 수십 위안대 고급 스페셜티 커피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