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의 5년 임기 동안 시행할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3중전회가 날짜를 못 잡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가 1·2인자로 맞은 ‘시진핑 3기’ 체제 원년인 올해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서기인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이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열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3중전회는 공산당 간부인 중앙위원·중앙후보위원 등이 모이는 행사로, 중국 지도부가 5년 임기 내 펼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자리다.
닛케이는 10년 전인 2013년 11월 9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체제에서 개최된 18기 3중전회에서는 시장 역할 강조, 민간경제 및 기업 육성, 중앙정부 관리 축소 등을 핵심으로 한 ‘리코노믹스’가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리 총리가 제시한 중국의 향후 10년간 경제 노선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시 주석의 3연임 첫해인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국유기업은 더 비대해졌고 리코노믹스의 근간도 무너졌다. 모든 정책 결정의 권한이 당과 시 주석에게 집중된 1인 지도 체제가 굳건해지며 총리의 경제정책 주도 역시 사라졌다.
중국 경제 상황도 최악이다. 부동산 개발 기업의 부실이 여전하고 국내외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경기 반등을 꾀했으나 침체를 우려해야 할 정도다. 닛케이는 “중국의 경제, 외교·안보가 계속 흔들리는 가운데 3중전회에 ‘맨손’으로 임한다면 불안정감이 부각될 수 있다”며 “시진핑 정권이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성과를 거둔 후 회의가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달에 경제운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와 함께 3중전회가 열리는 방안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