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OTT 업체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료를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문체부는 유인촌 장관 취임 후 첫 정책발표인 '영상산업 도약 전략'의 일환으로 OTT 구독료를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비 소득공제는 연간 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에게 도서·신문·공연·박물관·미술관에 사용한 비용을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액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OTT 구독료가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에 직접적인 이익이 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구독자들의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혜택이 외국에 본사를 둔 거대 OTT 기업 넷플릭스, 디즈니+ 등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유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해 "토종 OTT 기업을 살리자는 것, 확실한 혜택을 주자는 것에 (소득공제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국내 OTT 업체들은 물론 구독료 소득공제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해외 업체들은 구독자 수나 경영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소득공제를 적용받지 않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해외 OTT 업체들에 소득공제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은 최근 국내 OTT 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다.
윤 국장은 "해외 OTT는 구독료를 많이 올리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사정이 어려워서 오히려 요금을 낮춰서 구독자를 모집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OTT 업체를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OTT 구독료 소득공제는 아직 정책 마련 단계인 만큼 도입 여부나 구체적인 적용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이른 시일 내에 도입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OTT 구독료 지출을 어떻게 파악할지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