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총재선거 시동?…日 '포스트 기시다' 잇따라 모임 발족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일본의힘' 발족

"내년 총재선거 겨냥 기반다지기 시작"

고이즈미 전 환경상도 승차공유 스터디

고노 디지털상은 이미 화요 정기 모임중

기시다 지지율 최저속 "불안 가중" 우려

최근 정책 관련 스터디 모임을 구성한 자민당 소속의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AP연합뉴최근 정책 관련 스터디 모임을 구성한 자민당 소속의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AP연합뉴




내년 가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경쟁자(?)인 당내 인사들이 잇따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지지율 약세 속에 최근 내각 인사들의 잇따른 불명예 낙마로 최대 위기를 맞은 기시다 총리로서는 싸워야 할 큰 상대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16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은 15일 ‘일본의 힘 연구회’라는 스터디 그룹을 출범했다. 국력은 외교력과 방위력, 경제력, 기술력, 정보력, 인재력으로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관련 내용을 월 1~2회 논의한다는 게 이 모임의 주된 목적이다. 15일 첫 모임에서는 ‘일본의 지식(intelligence)’를 의제로 외부 인사를 불러 강연을 들었고, 당내 아베파와 아소파 등 핵심 파벌 소속 중·참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정책 마련과 당내·보수 지지층 내 기반 굳히기를 위해 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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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인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지난 2021년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지를 받았으나 기시다 총리와 고노 다로 디지털상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회의원 표 부분에서는 고노 디지털상을 웃돌아 2위에 올랐다. 기시다 정권 출범 후에도 꾸준히 지방을 돌며 강연을 이어왔고, 홋카이도나 후쿠오카현 등에서 후원회를 조직해 지지기반 강화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어디까지나 순수 정책연구회”라고 모임을 소개했지만, 이미 지난 10월 내년 총재 선거와 관련해 “다시 싸우겠다”며 의욕을 내비친 만큼 스터디 발족을 단순한 정책 연구로 보는 시각은 적다.

‘포스트 기시다’로 언급되는 또 다른 인사인 고노 디지털상 역시 화요일을 정례일로 해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 파벌’인 다카이치가 기반 다지기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저울질하다 모임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당내에 보수색 짙은 정책을 요구하는 암반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과거 아베 전 총리가 ‘새로운 보수의 스타’라고 평한 바 있는 다카이치에게는 지금이 기대가 모이기 좋은 환경”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현직 각료의 스터디 그룹 구성은 ‘총리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내각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총재 선거 후보자, 즉 현 총리의 선거 경쟁자들이 만든 스터디 모임에 상당수 의원이 참여할 경우 현 정권의 입지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료 출신의 한 인사는 아사히신문에 “각료라면 수상을 계속 지지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또 다른 당 계파 간부도 모임 참석 제안을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도 일반 자가용 운전자가 본인의 차를 이용해 유료로 손님을 태우는 ‘승차공유’ 도입과 관련한 초당파 스터디를 구성하고 오는 22일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승차공유 도입은 기시다 정권이 운전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인 사안이기도 하다. 이 모임에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물론 야당인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의 의원들이 참여한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다. 정치권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스가 전 총리가 주선하는 형식으로 정책에 대한 발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전날 한 인터넷 방송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총리 후보냐’는 질문에 “(그는) 반드시 그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시기는 모르지만, 그런 정치인이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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