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지하철 파업한다는 말을 듣지 않습니까. 이슈도 같습니다. 직원들조차 '으름장 놓는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정치세력화가 목적 아닙니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2일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9~10일 경고 파업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의 송시영 위원장은 16일 서울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 있는 노조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직원들도 동의 못하는 정치파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22일 이후에 민주노총 산하 여러 노동단체가 연대하며 파업을 하게 된다"면서 "임금이 동결됐을 때도 파업을 하지 않았는데 정권이 바뀌고 2년 연속이며 당연히 대정부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파업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명분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참여하지 않는다. 올바른노조는 아직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음에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직원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위해 투쟁하는 파업은 당연한 권리이나 최초 노사 잠정 합의안을 보면 파업을 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는 수당에 대해 총액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은 서울시장도 성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직원을 위한 파업인가 의문이라는 얘기다.
실제 초안을 보면 신규 채용 규모는 기존 388명에서 660명으로 늘리면서 비핵심 업무 인력 383명을 자회사로 보내고 임금인상률은 1.7%, 내년 지하철 개통 50주년 특별 포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송 위원장은 "파업을 하면 손해를 감수하며 그 이상의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간 팽팽히 맞서있는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이다. 또 노조는 비핵심직군 외주화 계획에도 반발하고 나섰다. 송 위원장은 안전인력의 외주화와 비핵심 직렬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조가 자회사로 보내는 383명을 안전인력이라고 말하는데 거기에는 목욕탕, 식당, 이발사, 운전 업무까지 안전인력이 아닌 비핵심 직렬"이라며 "모기업에서 운영하는 데는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위원장은 "비핵심 직렬을 안전인력이라고 거짓말을 하니 신뢰가 없다"면서 "이 때문에 기관 모수만 커지고 진짜 있어야 할 핵심 인력은 줄어드는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인력이 과하게 증가한 원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 존중'을 내걸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고, 서울시는 이전 박원순 시장이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송 위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정원이 1500명 정도 늘면서 조직은 비대해지고 비효율화됐다"며 "직렬간 갈등은 벌어지고 사회적 비용도 크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또 "사측은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할 계획인데 그 중 1000명 정도가 비핵심 직렬"이라며 "현재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핵심 직렬은 자회사로 이관하되, 핵심 인력 신규채용은 계속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업으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송 위원장은 "또 휴가를 쓰지 못하게 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파업하나 식으로내부 반응은 더 안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올바른노조의 현재 조합원 수는 2087명이다. 대부분이 20~30대이고, 40대 후반 이하도 10% 차지한다. 지금은 단체교섭권과 파업권이 없지만 기반이 넓어지면서 내년부터는 교섭권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