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규모가 1조 원에 달하는 노량진1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됐다. 삼성물산과 GS건설·포스코이앤씨 등이 입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공사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노량진1구역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건설사 중 단 한 곳도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입찰 참여 자격으로 20일 입찰 마감일 이틀 전까지 보증금 500억 납부를 제시했다. 그러나 아무도 보증금을 내지 않으면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시공사 선정 입찰 재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량진뉴타운 중 2992가구로 규모가 가장 큰 1구역은 시공사 수주 경쟁이 치열할 곳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9월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포스코이앤씨·금호건설 등 총 7개 사가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그중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유력시됐다. 정비 업계는 평(3.3㎡)당 730만 원의 낮은 공사비가 이번 유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등 각종 입찰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량진1구역을 제외한 2~8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DL이앤씨 ‘아크로(8구역)’,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5구역)’, 현대건설 ‘디에이치(4구역)’ 등 각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됐다. 4구역은 8일부터 이주비 신청을 받고 8구역은 10일부터 도로를 폐쇄하는 등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별개로 노량진1구역은 다음 달 조합 집행부 해임 총회를 여는 등 내홍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최근 2주간 현 조합을 대상으로 운영 실태 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만약 시공사 선정 입찰이 2회 유찰될 경우 특정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집행부 해임에 따라 각종 법적 다툼이 발생해 계약 주체가 없으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량진뉴타운은 동작구 노량진·대방동 일대(73만 8000㎡) 8개 구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그중 1구역은 지하 4층~지상 최고 33개 층 28개 동으로 구성되며 서울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도보 5분 거리로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