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가 반도체 기술 한계 돌파를 위한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정부가 향후 10년 간 500억원을 투입하고 한양대와 연계한 전국 유력 대학에서 160억원 이상을 이곳에 투자할 계획이다.
17일 한양대는 한양종합기술원(HIT)에서 CH³IPS 혁신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CHIPS’의 H³는 극한 스케일(Hyperscale), 극한 물성(Hyperfunction), 이종집적(Heterogeneous)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한양대가 이 센터에 H³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오늘날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술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시대로 접어들면서 트랜지스터 축소가 더욱 힘들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소재와 부품, 장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계 극복의 방안으로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합치는 패키징 분야가 부각되고 있지만 이 기술 또한 정교하고 세밀한 공정이 필요하다.
한양대는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한국이 반도체 '초격차'를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이 센터를 개소했다. 이미 한양대가 확보한 656㎡ 규모 반도체 나노팹 클린룸, 580㎡ 규모 차세대 메모리 산학연공동연구센터 클린룸, 300㎡ 규모 반도체 패키징 센터를 활용해 반도체 각 분야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10년 후 글로벌 기술 교류 100건 이상, 기술창업 10건 이상, 기술 이전 50건 이상, 국제 특허 100건 이상, 톱티어 저널 100편 이상 게재, 국제학술대회 발표 100편 이상 게재 등을 목표로 한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 인프라 확장을 위해 200명 이상 우수 반도체 인력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 연구센터는 한양대 교수진 뿐만 아니라 고려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의 반도체 공학인 17명이 운영에 참여한다. 교수진 외에도 각 참여 대학의 연구 인프라도 공유할 예정이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센터를 혁신연구센터(IRC)로 지정하고 10년 간 500억원을 지원한다.
안진호 한양대 H³ 한계 극복 반도체 연구센터장은 개소식에서 "센터 내 조직적 협업을 통해 솔루션을 찾겠다"며 "한국의 반도체 집적도·설계자산(IP)·패키징 기술을 각각 10배 씩 개선해 제타(Z) 컴퓨팅 시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