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점령지에서 위문 공연을 하던 러시아 여배우가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망했다.
22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모스크바 출신의 배우 겸 안무가인 폴리나 멘시크(40)가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쿠마체보 마을의 한 공연장에서 ‘포병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을 하던 중 우크라이나군 폭격이 쏟아졌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공연장은 약 15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댄스홀이었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공습 순간으로 알려진 영상이 확산되고 있는데, 멘시크로 추정되는 여성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다 갑자기 폭발음이 들린 후 화면이 흔들리더니 내부 조명이 꺼져 암흑으로 변해버린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이 공격으로 러시아군 2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공연장은 전선에서 약 6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산 고화력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 공습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현지 전쟁 블로거들은 “많은 군인을 한 장소에 모으는 이런 행동은 우크라이나군의 표적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편 멘시크가 소속됐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극장 측은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멘시크가 감독으로 연출했던 연극을 공연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멘시크의 죽음을 추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