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K팝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중국명 우이판·캐나다 국적)에게 징역 13년형이 선고됐다.
24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3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강간죄와 집단음란죄로 기소된 크리스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중국은 2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항소심이 최종심이다.
재판부는 "우이판은 다수의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한 상황을 이용해 성관계했으므로 그 행위는 강간죄에 해당하고, 사람을 모아 음란 활동을 벌인 데다 그 주범이니 집단음란죄도 해당한다"면서 "원심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가 분명하고, 증거가 확실·충분하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스는 지난 2020년 11∼12월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하는 등 같은 수법으로 3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8년 7월 1일 자신의 집에서 다른 사람과 결탁해 여성 2명과 음란한 행동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의 범죄는 전 여자친구 A씨의 폭로로 드러났다. A씨는 17세 때 크리스로부터 성폭행당했으며 그가 팬미팅 등을 빌미로 여성들에게 접근했는데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크리스는 이런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으나 A씨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2021년 7월 결국 구속됐다.
베이징 차오양구 인민법원(1심)은 지난해 11월 크리스에 대해 강간죄로 징역 11년 6개월을, 집단음란죄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하고 합해 징역 13년을 내렸다. 중국에서 강간죄는 통상 3~10년형에 처하는데 크리스의 형량은 더 무거운 셈이다. 아울러 법원은 형기를 채운 뒤 해외로 추방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크리스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크리스는 중국에서 형기를 채운 뒤 국적지인 캐나다로 추방된다. 그런데 캐나다는 성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어 크리스 역시 같은 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캐나다 교정국은 성범죄자에게 호르몬제를 투입해 성충동을 억제하는 화학적 거세와 함께 상담 치료 등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적 거세는 재범 예방의 취지로 본인 동의 없이 강제로 이뤄진다.
크리스는 지난 2012년 그룹 엑소로 데뷔했다. 2년간 한국 활동을 한 뒤 2014년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고 팀을 떠나 중국에서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해왔다.
한편 이날 2심 선고공판에는 크리스 가족과 주(駐)중국 캐나다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방청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