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의 숙원인 토지 및 건축물 투자세액공제가 사실상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국가전략기술산업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5%의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여기에 더해 토지 및 건축물에 대해서도 투자세액공제를 요구해왔고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었는데 무산될 상황이 된 것이다.
2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국가전략기술산업의 세액공제 범위를 기존 설비투자에서 토지와 건축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세수 감소분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반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바이오 업계가 기대해온 추가 투자세액공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는 반도체 등 다른 국가전략기술 산업과 달리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서 투자를 위한 추가 마중물로 토지 및 건축물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요구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롯데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는 2030년까지 총 11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추가 투자세액공제를 기대했던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모빌리티 업체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기업 활성화 법안들도 처리가 지지부진하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가업승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조특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대 속에 여당까지 머뭇거려 표류 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가업승계 시 증여세 저율 과세 구간 상향(60억 원→300억 원)을 골자로 한 조특법 개정안에 대해 “부자 감세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