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만2~4세 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UPI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루이빌(Louisville)대학 생명공학과의 아이만 엘-바즈 박사 연구팀이 확산 텐서 자기공명 영상(DT-MRI) 분석으로 자폐아를 진단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DT-MRI는 뇌의 백질 경로를 따라 물 분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잡아내는 특수 영상 기술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일차적으로 뇌의 신경 연결망이 올바르지 못한 질환이다. DT-MRI는 사회적 소통의 어려움, 반복 행동 같은 자폐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정상적인 신경 연결을 포착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자폐아 뇌의 특징적 패턴을 정상아의 뇌와 비교 분석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자폐증 뇌 영상 자료(ABID)’에서 생후 24~48개월 된 아이 226명의 DT-MRI 뇌 영상을 이 AI 기술로 분석했다. 이 아이들 중 126명은 자폐아였고 100명은 정상아였다.
이 AI 시스템은 98.5%의 정확도로 자폐아를 구분해 냈다.
현재 자폐 장애 진단에 사용되는 도구들은 주관적이다. 특히 자폐 장애와 정상적인 성장 사이의 경계선 가까이에 있는 경우는 더욱 판단이 어렵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의 ‘2023 자폐 장애 지역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만 3세 이전에 발달 평가를 받는 자폐아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기준에 해당하는 아이들도 30%는 만 8세가 될 때까지 공식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AI 기술로 먼저 자폐장애를 평가하고 이어서 심리전문가가 결과 확인을 하면 이들의 작업 부담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이 AI 기술을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상품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로체스터 대학 아동병원 발달·행동 소아과 전문의 수전 하이먼 교수는 “자폐아는 MRI 스캔 중 가만히 있지를 못하기 때문에 뇌 MRI 찍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잠잘 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스캔 전에 의학적인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진정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이는 부모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영상의학 학회(RSN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