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대면 확산에 매년 ‘사상 최고치’…女·중고생에 스며드는 마약 범죄

▶[마약과 전쟁 500일](중) 女·청소년까지…취약층 파고든 ‘마약’

올 들어 9월까지 여성 마약사범 6679명…7000명선 육박

10년 전만 해도 1407명…남성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

학생의 경우 여성이 지난해 남성 추월…유흥업은 2배 많아

10대 경우, 15~18세 취약층…2016년 55명→665명으로

없거나 2~6명이었던 15세 이하도 올해 9월까지 68명 급증

SNS 등 구하기 쉬운 환경…여성·10대 사이 마약 확산 원인

제주지검은 400억원 상당의 필로폰 12.25㎏을 몰래 반입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국적 남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사진은 검찰이 압수한 증거품. 제주=연합뉴스제주지검은 400억원 상당의 필로폰 12.25㎏을 몰래 반입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국적 남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사진은 검찰이 압수한 증거품. 제주=연합뉴스




올 들어 여성 마약사범이 7000명 가까이 육박했다. 10대 마약사범도 1000명선에 근접했다. 과거 조직 폭력배 등 이른바 ‘어둠의 경로’로 거래되던 마약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사고 팔리면서 여성·청소년 등 취약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27일 대검찰청 ‘9월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여성 마약사범은 6670명으로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 마약사범의 경우 2013년 만해도 1407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2272명)에는 2000선을 돌파했다. 또 2년 만인 2017년 3021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4557명)에는 4000선까지 넘어섰다. 올해 6000명선을 훌쩍 넘기면서 지난해(4966명)보다 급증했다. 올해가 아직 3개월이 남았다는 점에서 7000명선 돌파가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여성 마약사범의 경우 여전히 같은 기간 남성(1만3560명)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증가 속도는 남성 마약사범을 크게 웃돌고 있다. 남성 마약사범의 경우 10년 전인 2013년 8357명에서 지난해 1만3429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 9월까지도 비슷한 수준으로 10~20%가량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반면 여성 마약사범은 올 들어 9월까지 수치가 2013년보다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직업군 가운데 여성이 마약 범죄에 취약한 것은 학생이었다. 여성이자 학생인 마약사범은 2013년까지만 해도 23명에 불과했다. 이는 남학생(60명)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0년(114명)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283명을 기록, 10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남학생은 4배 가량 증가했다. 여학생 마약사범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남학생(260명)을 추월했다. 유흥업의 경우도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2013년에는 각각 36명, 39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유흥업 종사 여성은 지난해 141명을 기록하면서 남성(61명)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10대 마약 사범도 15~18세를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단 9개월 만에 10대 마약사범은 988명을 기록, 1000명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481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10대 마약사범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큰 건 15~18세다. 지난 2016년만 해도 15~18세 마약사범은 5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처음으로 100명선을 넘어선 뒤 2021년(273명)으로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올 들어 9월(665명)까지 크게 급증하면서 지난해(291명)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6년과 비교해서는 10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19세 마약사범은 64명에서 255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15세 미만 마약사범도 2016년에서 2021명 사이 없거나 2~6명에 그쳤으나 지난해 41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10대 마약사범 가운데 15세 미만이 68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마약을 쉽게 구하고, 투약할 수 있는 환경이 여성·10대 마약사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SNS 등에서 마약을 사고 팔 수 있게 되면서 여성이나 10대와 같은 취약 층이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 강력부장 출신인 이진호 법무법인 YK 대표 변호사 “과거 마약 거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만나 대금과 마약을 직거래하는 식으로 이뤄져 거래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본인 신원 노출되는 위험 감수해야 해 유통이나 투약 모두 남성 중심이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마약 거래가 인터넷, SNS로 옮겨가 마치 온라인 쇼핑을 하듯이 언제, 어디서든 신원 노출 없이 비대면 방식으로 거래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여성이나 나이 어린 학생들조차 독자적으로 마약을 입수하게 됐다”며 “(이들 계층이) 단순 매매나 투약 넘어 밀수, 공급에 관여하는 경우까지 빈발하게 발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