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에 ‘7광구’로 불리는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에서 해저유전 개발을 위한 물리탐사가 22년 만에 재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해만 일곱 번 만나는 등 한일 관계가 우호적 협력 관계로 급반전되면서 양국 간 해묵은 논란인 JDZ 문제도 새 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JDZ 공동 탐사를 뼈대로 한 양국 간 대륙붕협정 종료가 2028년으로 임박한 만큼 7광구 탐사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내년에 JDZ에서 해저 1500㎢ 규모의 3차원 물리탐사를 공동 추진하고 내후년에는 탐사로 확보한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한 시추 작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최근 이런 내용의 연도별 JDZ 공동 탐사 추진 일정을 기획재정부 등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리탐사란 해상 탐사선이 탄성파를 발사해 지하 지층의 경계면에서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기록해 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계획대로 물리탐사가 내년에 이뤄지면 1978년 한일대륙붕협정 발효 이후 2002년 석유공사와 일본석유공단의 공동 탐사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JDZ에 대한 한일 공동 탐사는 올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부터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그간 물밑 논의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가 부쩍 밀착되면서 JDZ 역시 ‘극적 합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아직 협의 중인 단계”라며 “양국 간 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일 합의 등) 대외적 여건만 갖춰진다면 7광구 공동 탐사는 재추진될 것”이라며 “협정 종료를 5년 앞둔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우리와 다소 느긋한 일본 간 입장 차를 조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