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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쎄이 "신곡은 경험담…5개월 연애가 4년처럼 느껴졌죠"[인터뷰]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안무 창작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쎄이(SSAY)가 1년 만에 신곡을 선보인다. 29일 발매된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코스터(RollerCoaster)'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엑스트라(Ex-TRA)' 두 곡으로 구성돼 있다. 두 곡 모두 모두 연인과 헤어짐을 맞이한 후 느낀 쎄이만의 진솔한 감정이 묻어나는 R&B 장르의 곡이다.



최근 신보 발매를 맞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쎄이는 '엑스트라'와 '롤러코스터'를 두고 "감정적이고 '업 앤 다운'이 있는 곡"이라며 "둘 다 전반적으로 제 과거를 회상하며 써내려간 곡"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쎄이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Q. 지난 정규 앨범 '토크 투 미 나이스(Talk 2 Me Nice)' 이후 본인의 곡을 발매하는 건 1년 만이에요. 어떻게 지냈나요?

"제가 포지션이 많아요. 앨범 작업도 하고, 다른 아티스트 분의 작품에도 참여하고요. 아티스트로, 뮤지션으로, 프로듀서로 왔다 갔다 하며 지냈어요.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까지 합하면 15~20곡 정도 작업한 거 같아요.

Q. 정규 앨범 '토크 투 미 나이스'는 트랙리스트만 21곡에 달했는데요. 그럼에도 1년 내내 쉬지 않고 작업했다는 게 놀랍네요.

"저는 창작 활동을 계속 해야 스트레스가 안 쌓이는 성격이거든요. 그리고 저는 제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빠져 나가요. 제 것으로 에너지를 다 뺀 0의 상태에서 다른 분의 작업을 해드리고. 그분들의 에너지를 배우며 제 에너지를 충전해요. 사실 제가 앨범을 길어도 6개월 단위로 내긴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길었죠. 21곡으로 빠져나간 에너지를 채우느라 1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Q. 신곡 '엑스트라', '롤러코스터', 둘 다 과거의 사랑을 회상하는 텐션인데 이유가 있나요?

"네. 친구로 만났다가 연인으로 발전했고, 그러다 다시 친구가 된 상대가 있어요. 친구로 3개월, 연인으로 5개월, 다시 친구가 된 지는 7개월 정도 됐죠. 다해서 고작 1년 정도의 시간인데 마치 4~5년 짜리 연애를 겪은 느낌이에요. 저는 사람을 오래 보는 스타일인지라 신기한 경험이었죠.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을 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머릿속에 있는 이 기억을 보내주고 싶어서 쓰게 된 주제예요. 물론 그 친구에게는 말했어요. '곡이 나올 텐데, 너에 대한 이야기이니 놀라지 마라'고요."

Q. 부정적인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심적으로 힘들진 않았나요?

"오히려 '리프레시'됐어요. 이 곡을 쓰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꽉 막혀 있었지만, 곡을 쓰며 감정을 보내줄 수 있게 됐죠. 음악은 제 인생의 환기구 같은 역할을 해요. 평소에 말하고 싶어서 안달나 있던 감정이나 주제 같은 건 혼자 가지고 있을 땐 고통스럽지만, 음악으로 풀어내면 아무렇지 않게 노래할 수 있게 되거든요.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Q. 정규 앨범이라는 큰 산을 넘고, 1년 간 열심히 작업하며 성장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체감한 점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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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대화하는 걸 그대로 가사로 녹음하면 좋겠지만, 가사는 꾸며져야 하는 게 있죠. 정규 2집부터 이 과정이 확실히 수월해졌어요. 감정과 대화라인을 가사로 녹이는 과정이요. 예전엔 어떻게 해야 화려하게 들릴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는데, 이젠 시 읊듯 이질감 없는 가사를 편안하게 쓸 수 있게 됐어요."

Q. 경험담을 가사로, 음악으로 풀어내는 데 부담감은 없나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저는 제가 겪은 이야기를 무대에 가져가 노래할 때 그게 진짜 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어렵고 힘들더라도요. 어떤 곡은 너무 너무 아파요. 보기도 아프고 듣기도 끔찍한 곡도 있는데, 이런 곡은 쓰고 나면 일주일 동안은 공허한 상태로 울고만 있을 때도 있죠. 그렇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감정이 배출되는 걸 느껴요. 기억을 보내주는 거죠. 내 인생의 다음 경험을 위해, 이전 기억에는 '고마웠다, 잘 가라,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그래서 제 이야기를 쓰는 걸 여전히 좋아해요.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Q. 곡이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안 해요. 하하. 저는 '음악의 신'을 믿어요. 항상 주변에 맴돌고 있다가 준비된 그릇에 잠깐 왔다 가는 존재죠. 저는 트랙이나 곡이 안 나오면 '지금 때가 아닌가 보다'하고 놔버려요. 일주일 정도 바람을 쐬러 가거나 강아지와 등산을 간다거나 하죠.

Q. 굉장히 초연하고 단단한 성격이네요. 걸그룹으로 한 차례 데뷔했지만 실패했던 경험, 2017년부터 치열하게 달려온 솔로 가수로서의 여정이 쎄이의 그릇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걸까요?

"중·고등학생부터 연습생을 시작해 20대에 걸그룹 '이블'로 데뷔했지만 그룹이 금방 해체돼버렸죠. 아마 그때 바로 잘 됐으면 이렇게 크진 않았을 거예요. 저는 당시 팀의 리더였고, 망한 그룹의 망한 리더였죠. 20살 때 그걸 빨리 겪고 쎄이로 일어나는 5~6년의 과정에 모든 시련을 다 경험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초연한 거 같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너무 힘들어 할 필요도 없고, 너무 좋은 일이 있어도 엄청 좋아할 필요도 없고, 힘들고 좋은 일은 계속 왔다 가기 마련이니까요. 그 자리에서 내가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또 종교가 불교거든요."

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가수 쎄이 / 사진=유니버설뮤직


Q. 꽤 다사다난하고 치열한 20대를 보냈군요. 그래서 지난해 정규 앨범의 메인 테마도 '20대를 떠나 보내며'였어요.

"20대는 정말 악바리 쓰면서 살았어요. 스스로 뭔가 된 줄 알고 어깨뽕 빡 서서 걸그룹으로 데뷔했는데, 그게 다 무너지니 저는 백지였어요. 아무 프레임도 그림도 없었죠. 그걸 안 순간부터 이 백지를 어떻게 내 색으로 빨리 채워넣을지만 고민하며 살았어요. 지금의 쎄이는 이런 악바리 같은 과정을 거쳐 다채로워졌지만, 사실 이 화려한 색 뒤에는 흑백이 있어요. 돌아보니 참 저에게 미안하더라고요. 20대, 술 먹고 클럽 다니며 놀아만 제껴도 부족한 나이에 저는 악으로 깡으로 음악 밖에 모르고 살았거든요. 친구들과 처음으로 '짠' 해본 지도 아직 1년이 안 됐어요. 제가 술·담배를 안 하거든요. 소주는 두 잔 먹으면 끝이에요, 하하."

"이 미안한 마음과, 20대의 어두운 기억을 보내주는 과정이 저에게는 꼭 필요했어요. 다 자라난 아기새를 둥지에서 떠나 보내야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듯이. 20대 마지막엔 제가 어느 회사에 있든지 간에 내 이야기를 잘 만들어서 스스로 위로도 해주고, 고마웠다, 말하며 보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어요. 새로운 강과 바다를 만나기 위해 고여 있는 20대의 나날에 길을 터준 거죠."

Q. 치열하고 정직하게 살아오며 괴로움도 많았지만, 분명히 뛸 듯이 기뻤던 성과도 있었을 거 같아요. 협업도 많이 하시고요.

"크러쉬, 우원재, 펀치멜로 등 여러 아티스트 분들과는 시간이 핏하게 맞으면 운 좋게 함께하고 있고, 이번 단독 공연 때도 저스티스 오빠가 게스트로 오세요. 글로벌적으로 가장 큰 커리어는 지난 2020년 스눕 독의 20주년 앨범( Snoop Dogg Presents Algorithm(Global Edition))에 참여한 거예요. 세계 각국에서 20명 아티스트를 뽑는데, 아시아 대표로 제가 뽑혔죠. 데모가 몇 천개가 왔다는데 그 중 뽑힌 거예요. 스눕 독은 제가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존경하고 선망하던 분이라, 지금도 말하면서 믿기지가 않네요, 하하."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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