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저효과라지만…불안한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마이너스’

■10월 산업활동동향

산업생산 42개월來 최대폭 하락

살아났던 반도체 생산도 11.4%↓

정부 "조업일수 감소" 설명에도

고금리에 소비·투자 위축 장기화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것"





올 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개 지표가 모두 줄어든 것은 올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고금리 여파로 당분간 소비·투자심리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올 8월(1.9%)부터 9월(1.0%)까지 2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도 꺾였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생산은 0.7% 늘었지만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생산은 각각 0.9%, 1.4%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5% 줄며 생산 위축을 주도했다. 지난해 12월(-3.5%)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반도체 생산 감소율이 11.4%로 올 2월(-15.5%) 이후 최대 낙폭을 갈아치운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은 올 8월(13.5%)에 이어 9월(12.8%)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지만 지난달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부문인 기계장비 생산도 8.3%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 광공업 생산은 8~9월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 효과와 임시공휴일(10월 2일) 지정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등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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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출하도 전월 대비 29%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 출하가 30.1% 쪼그라든 게 직격탄이 됐다. 기계장비(-10.6%)와 전기장비(-8.4%) 출하도 일제히 줄며 제조업 출하는 6.5%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자부품(41.5%), 화학제품(5.3%) 등을 중심으로 0.4% 늘었다. 반도체 재고는 9.6%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은 122.3%로 전월 대비 8.4%포인트 올랐다. 재고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많다는 뜻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4.3%)와 컴퓨터 등 내구재(1.0%)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 판매가 감소한 결과다. 소매판매는 올 9월(0.1%)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내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며 “고금리 영향이 남아 있는 한 소비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비심리가 개선되려면 일단 고금리가 해소돼야 한다”며 “물가 상승률이 어느 정도 내려가야 하는데 당장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특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4.1%)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1.2%) 투자가 모두 줄었다. 김 심의관은 “10월 설비투자 역시 8~9월 크게 증가한 기저 효과로 감소했다”며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도입 일정 등에 따라 월별 변동 폭이 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산업활동 ‘트리플 감소’에도 경기 회복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 과장은 “수출과 고용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기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반도체 단가·재고 등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있다”고 말했다.

단 소비·투자 위축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실장은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투자는 그렇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가며 천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로 소비심리는 물론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며 “이런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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