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임원 20% 줄여 '물갈이'…CTO 신설 등 기술혁신 조직은 강화

김영섭號 KT 첫 인사·조직개편

인적쇄신·미래 사업 발굴 방점

법무·감사 등 외부인사로 채워

'이권 카르텔' 논란 불식에 주력

AI 등 핵심기술 연구 조직 강화

"ICT 기업 본질에 충실" 의지도





KT가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를 줄이는 대규모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영섭 대표가 8월 취임한 후 단행한 첫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인적 쇄신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기술조직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특히 KT는 이번 인사에서 법무·윤리(감사)·경영지원 부서장을 외부 인사로 채우며 그동안 지적돼 온 ‘이권 카르텔’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힘을 줬다. 또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그룹사 인사를 통해 김 대표가 경영 색깔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회복과 함께 장기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30일 밝혔다.



KT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보직을 대폭 줄였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시절에도 비용 절감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 체질을 강화한 바 있다. 앞서 8월 취임 직후 ‘핀셋’인사를 통해 3개 주요 부문장을 물갈이하며 인적쇄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인사로 임원 수가 임원 수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기존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각각 줄었다. 특히 '쪼개기 후원'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송사에 휘말리거나 이른바 '이권 카르텔'로 지목됐던 전무급 이상 임원 다수가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 관행을 폐지하고 그룹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배치했다”면서 “젊은 인재와 능력을 인정받은 승진자들이 그룹사에 배치돼 핵심 역할을 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이권 카르텔 논란을 차단하려는 한 점도 눈에 띈다. 법무실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인 이용복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1992년부터 2008년까지 검사로 재직했다. 변호사 시절이었던 2016~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의 특별검사보 중 한 명이다. 홍보·대외협력을 총괄하는 경영지원부문장은 교수 출신의 임현규 부사장이 맡는다. 임 부사장은 2007년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정책특보로 일했으며 2013년 KT 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장을 역임했다.

KT는 이번 인사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핵심 기술의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정보기술(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신임 기술혁신부문장(CTO)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현대카드 등에서 일했던 오승필 부사장이 선임됐다.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초거대 AI ‘믿음’ 개발을 주도한 ‘AI2X랩’ 에 ‘AI 테크 랩’을 새로 추가했다. 생성형 AI 혁명이라는 큰 흐름에 올라타 신사업 강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기술혁신 부문 산하에 클라우드·AI 등의 역량을 갖춘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전문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KT컨설팅그룹은 삼성SDS와 MS, 아마존웹서비스 등에서 일했던 정우진 전무가 이끌게 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이 해체된 것도 눈에 띈다.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은 그룹 경영 및 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등을 담당하면서 구현모 전 대표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디지코 KT’ 전략을 뒷받침했으나 다른 조직과 역할이 중복되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보은 투자’ 논란을 빚으며 검찰 수사를 받는 윤경림 전 사장이 수장으로 있던 조직이어서 이번 개편은 구 전 대표 체제의 색깔을 지우는 한편 준법 경영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신 경영관리 고도화와 전문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스태프 조직을 경영지원부문으로 일원화하고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를 대표 직속으로 뒀다. CSO로는 다년 간 전사경영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커스터머 전략부서를 맡은 박효일 전무를, CFO는 그룹 내 재무 분야에서 경험 등을 감안해 장민 전무를 선임했다. CHO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가 선임됐다. 김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기 기자·김윤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