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해욱 DL 회장 “준비했지만, 정말 부끄럽다”…안전대책 다시 만든다

국회 환노위 산재 청문회서 ‘7건 중대재해’ 사과

허영인 SPC 회장도 “부족해 사고…전 직원 반성”

도의적 vs 법적, 오너 책임 범위 난제는 도돌이표

허영인(오른쪽)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허영인(오른쪽)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회 청문회를 출석하기 위해) 준비해 온 숫자(안전 대책) 다 필요 없다, 말뿐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겠다, 회장으로서 임직원에 대한 메시지기도 하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1일 국회에서 건설 계열사인 DL이앤씨의 안전관리 대책을 다시 만들 뜻을 밝혔다. DL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DL이앤씨는 작년 1월2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7건의 중대 재해로 8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빼앗은 사고를 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산업 재해 청문회는 이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그동안 사망산재 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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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작년 10월 식품 계열사인 SPL과 올 8월 다른 식품 계열사인 샤니에서 일어난 사망 산재와 관련해 현 장비들의 노후화, 부실한 관리 체계, 2조 2교대에 따른 장시간 근로 등이 원인이라는 여러 의원의 지적에 공감했다. SPC는 작년 1000억 원 규모 사고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허 회장은 “저희가 부족해서 산재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직원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말했다.

DL이앤씨는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유독 사망 산재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가장 사고를 많이 낸 건설사다. 무리한 공사 기간이 단축이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회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 안전 투자 규모를 작년 보다 29% 늘렸고 내년에도 25% 이상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 청문회는 일명 ‘오너 망신주기’가 될 것이라며 불참까지 결정한 여당 의원의 예상과 달랐다. 청문회 내내 비방과 고성이 없었다. 청문회는 반복되는 사망산재는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산업 구조적 문제란 점에 대한 공감하는 여러 목소리도 나왔다. DL이앤씨가 속한 건설업의 경우 위험한 작업과 현장이 많은 데다 다단계 하청이 만연해 원청의 안전 관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SPC의 경우 인력난 해소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비 자동화에 치중하면 되레 기존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점이 있다.

다만 이번 청문회는 산재사고에 대해 오너와 원청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난제를 다시 꺼냈다. 환노위는 산재사고 최종 책임은 오너가 지고 이를 막기 위한 안전관리체계도 오너가 직접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논리로 제정된 중대재해법은 오너가 안전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안전관리체계에 깊숙하게 관여하거나 역으로 안전관리체계를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사고에 대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이 때문에 청문회장에서는 두 회장의 태도를 두고 ‘오너가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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