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지난달 17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후 15일 이내 그 법안을 공포하거나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건강한 노사 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법이 통과되면) 대화와 타협보다 실력 행사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송3법에 대해서는 “특정 이해관계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회로 돌아간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통과되려면 국회 재적 인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총 111명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참여해 반대할 경우 통과될 수 없는 구조다. 같은 이유로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역시 재의를 위한 투표에서 부결된 뒤 폐기됐다.
한편 노동계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움직임에 거칠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공동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이 재벌 대기업의 이익만을 편협하게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폭로했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노총 역시 “정부는 사용자단체의 입장만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