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수님, 이건 성추행이죠"…엘베 '모텔 층' 늘렀다가 법정 선 사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남녀가 함께 상가를 찾았는데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모텔이 있는 층’ 버튼을 눌렀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며 협박한 여성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단독(판사 양철순)은 협박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6일 대학교수인 지인 B씨가 상가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모텔 층 버튼을 눌렀다는 이유로 성추행이라고 주장한 뒤 B씨에게 사업 편의와 이권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2018년 B씨가 단장인 사업단 발주 사업에 입찰하면서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가 추진단장으로 있는 사업의 수의계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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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건이 일어난 다음 달 A씨는 B씨에게 모텔 층 버튼을 누른 일을 언급하며 B씨가 대학 강의를 하지 말고 공적인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취지의 문서를 보냈다.

또 그는 B씨에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잘못 눌렀건 간에 이거 성추행이다. 여성단체에 알리고 대학에 바로 신고하겠다"며 "너희 집에 가서 와이프에게 알리고 이 사건이 얼마나 큰 사건인지 여성회에 알아보겠다. 난 여성회 회장과도 아는 사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A씨는 이후에도 B씨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배우자와 지자체에 알리겠다"며 협박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협박의 고의가 없었으며 협박에 해당하더라도 B씨의 부적절한 행동에 항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심사위원회 가동하는 방법이 있고 나한테 미리 준비하라고 던져주는 방법도 있지', '최소한 어떻게 보상해 줄 건지 아무 대책을 안 들고 왔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피해자가 추진하는 지자체 사업에 대한 편의나 이권을 요구하는 취지로 이해된다"며 "피해자가 부적절한 행동을 진지하게 사과하는지 여부와 별개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피고인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부적절한 언행이 범행을 유발한 측면이 있고 피고인의 발언으로 피해자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범행 동기가 부적절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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