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내년 국제질서 변곡점, 국가안보 총력전 펴야”

국제정치학회 포럼서 전문가들 제언

국내외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책 제시

김현욱 "한미NCG 발전 후속조치해야"

반길주 "한일중 정상회의 성사시켜야"

두진호 "한미 선거 겨냥 北도발 대응"

송태은(오른쪽 세 번째) 국립외교원 교수와 두진호(오른쪽)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 참가자들이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안보전략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송태은(오른쪽 세 번째) 국립외교원 교수와 두진호(오른쪽)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 참가자들이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안보전략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새해의 외교안보 방향을 가다듬는 가운데 내년 국제 정세 변곡점을 앞두고 국가 안보 총력전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만 총통 선거→국내 총선→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임기 시한→미국 대선’으로 이어지는 2023년도의 동맹·우방 정치 이벤트 속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위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등의 요인으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1회 안보전략포럼에서 국제 정치·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대내외 정세를 진단하면서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올해 외교안보 성과 평가 및 내년 과제 도출 △중러북 결속과 영향력 공작 등 전체주의의 국가 안보 위협 △최근 국제 분쟁에서 본 새로운 전쟁 양상과 총력 안보 태세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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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교안보의 주요 성과로는 한미일 관계 강화가 꼽혔다. 한미는 올 7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억제·대응을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출범했다. 한일은 관계 복원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부활시켰다. 이 같은 성과를 발전시킬 후속 과제에 대해 김현욱 국립외교원 연구부장은 “북한의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포함한 지속적인 군사 도발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질 텐데 한미 양국이 NCG 후속 조치를 얼마나 발전시켜 국민들의 안보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단계로 ‘동맹 외교’를 진행했다면 다음 단계로 ‘포용 외교’가 시작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반길주 고려대 연구교수는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협력 원칙 중 하나로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포용을 얘기했다”며 “포용 외교가 실제로 가동되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한일중정상회의 성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등 전통적으로 별로 관심 갖지 않았던 국가들에도 확장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의 가장 큰 특징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전체주의 진영 간 ‘신냉전’이 지목됐다. 이지용 계명대 교수는 1990년대 이전의 냉전과 현대의 신냉전 간 가장 큰 차이에 대해 “전체주의 진영의 중심이 구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뀐 상황”이라고 되짚었다. 이어 “중국은 공산당 중심의 독재 체제 속에 경기 후퇴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원의 무기화를 통한 영향력 행사로 동아시아 안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중 관계에서의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내다봤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만해협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충돌을 이용해 북한이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진단 또한 나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우리 정부의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북한이 도발할 경우 더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는 선제적 조치가 분쟁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안보전략포럼에서 '최근 국제 분쟁 사례 분석을 통한 총력전 태세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안보전략포럼에서 '최근 국제 분쟁 사례 분석을 통한 총력전 태세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전략적 우위 확보를 위해 내년도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가짜 정보 전파 등으로 개입하거나 무인기 침투,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다양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면서 “정보 활동의 실패로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이에 대응해 총력전을 펼친 우크라이나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어 을지자유의방패(UFS) 훈련 등을 활용해 국민 체감형 훈련으로 안보의식을 높이고 여러 정보기관 간 유기적 정보 공유 및 합동 판단 체계 구축을 통해 정보 역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경훈 기자·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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