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은 웃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론 사람들과 같이 울고 싶습니다.”
지난 9월 서울 홍익대 인근 건물을 109억원에 매입해 화제를 모은 개그맨 양세형(38)이 시집 '별의 길'을 출간했다.
양씨는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시라는 건 저 혼자만의 재밌는 놀이였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시집을 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시집에는 총 88편의 시가 담겼다. 1부 '지치고 괴롭고 웃고 울었더니', 2부 '내 힘이 되어줘', 3부 '짝짝이 양말, 울다 지쳐 서랍에 잠들다', 4부 '인생에도 앵콜이 있다면'으로 구성됐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개그맨으로 느낀 기쁨과 슬픔, 일상 풍경을 토대로 풀어낸 상상들로 채웠다.
양씨는 "방송에서는 까불기도 하지만 제 안에는 나름 여리고 감성적인 면도 있다"라며 "어렸을 때 살던 동네가 워낙 시골이라서 놀 거리도 별로 없었다. 혼자서 어떤 장면들을 볼 때면 왠지 모르게 아름답고 멋있고 슬픈 감정들이 떠올랐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단어들을 하나씩 글로 쓰게 됐고 그 글을 읽으며 '내가 봤던 모습들이 이런 모습이었구나'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얘기를 들으시는 분들, 제 책을 읽으시는 분들부터라도 이런 글을 닭살 돋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이런 좋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시는 재미난 놀이이기도 하지만 감정을 표출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었는데, 평가를 받게 되면서 제가 잘해온 것을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집이 인쇄소에 들어가기 전날까지도 진지하게 '괜히 했나' 싶었다"며 "그러나 누구에게 보여주는 목적이 아니라 나 자신한테 들려주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지금처럼 해왔던 것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양씨는 시집 '별의 길' 인세 전액을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돕는 '등대장학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방송을 하면서 등대장학회를 알게 됐다”면서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돕는 곳이라고 해서 인세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씨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빌딩을 109억원에 사들이며 자산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3.3㎡당 8068만원에 달한다. 등기기록상 올해 7월 계약해 9월19일 잔금 납부 후 소유권 이전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준공된 이 빌딩은 지하1층~지상5층 근린생활시설이다. 대지면적 444.6㎡(약 135평)에 건폐율 41.7%, 용적률 187.7%다.
해당 빌딩은 홍대입구역에서 약 640m, 도보 10분 거리다. 홍익대 정문에서는 약 280m 떨어져 2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