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조기 해산했다. 여당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당내 주류 진영의 벽에 부딪혀 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퇴장했다.
인요한 혁신위는 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2차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공식 출범한 지 42일 만이자 임기 종료일(12월 24일)을 17일 앞둔 시점의 해산이다. 혁신위의 그간 활동 결과는 이달 11일 최고위원회에 보고된다.
인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50%는 성공했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면서 좀 더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혁신위가 끝나기 전 개각을 일찍 단행해 (장관을 지낸) 좋은 후보들이 선거에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셨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혁신안 중 지도부가 공식 수용한 것은 1호 혁신안(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뿐이다. 특히 ‘희생’을 키워드로 내세웠던 6호 혁신안(친윤·중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는 김 대표와의 힘겨루기 속 관철시키지 못했다. 인 위원장은 김 대표를 향해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기회를 줘서 많이 배우고 나간다”며 “감사하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혁신위가 미흡한 성과로 활동을 종료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인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혁신안의 향방은 김기현 지도부의 몫이 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혁신안들은 시간이 되면 적정한 때 싹을 틔우고 꽃이 돼 나타날 것”이라고 수용 의지를 부각했다. 하지만 혁신안의 말로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인 위원장과 별도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환자(지도부)가 치료를 거부했다”며 “혁신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스스로 권한을 부여하고 스스로 멈춘 미완의 혁신을 완성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 △과학기술 인재 발굴·공천 등 4대 혁신 방안을 전했다. 안 의원은 이런 방안에 대해 “인 위원장이 ‘공감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