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거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결의안이 무산된 데 대해 “안보리가 마비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가자지구 남부를 중심으로 격해지면서 휴전 가능성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포럼에서 휴전 결의안 무산과 관련해 “안보리의 권위와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안보리가 지정학적 분열로 마비됐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1971년 이후 처음 ‘유엔헌장 99조’를 발동하며 휴전을 촉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휴전 결의안은 12일 유엔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총회 결의안은 안보리와 달리 채택돼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재를 맡았던 카타르는 휴전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이 좁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전력을 다해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며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최근 하마스 대원들의 투항이 잇따른다며 “전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남부를 포함해 가자지구에서 25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도시를 떠나라는 경보를 발령한 상태이며 병사들에게는 더 강한 압박을 명령했다. 필리페 라자리니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대표는 “민간인들이 이집트 국경 지대까지 밀려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민간인 이집트 강제 이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이 미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에 가로막힌 가운데 백악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했다. 젤렌스키의 방미는 이번이 세 번째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1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 원내대표를 만난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도 회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