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성 징병제' 총선 이슈되나…"논의 필요" vs "젠더 갈등 촉발"

류호정·금태섭 '병역 성평등' 두고 논란

12일 여성 주권자 시민단체 '어퍼' 출범

"표심잡기성 이슈몰이 정책에 불과" 비판

"병역 자원 급감 문제는 이미 현실화"

20년후 20대 남성 13만명대로 급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24 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24 총선 여성주권자행동 ‘어퍼’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공동 신당 창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여성징병제’를 화두로 던지면서 총선을 앞두고 논란이 재점화될 모양새다.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이슈 몰이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이는 한편 병역 자원 감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전국 145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여성주권자행동 어퍼’는 12일 국회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도 여성에 대한 혐오나 차별을 전략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은 이날 “제3지대 창당 논의가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 여성들을 대변해줄 것이라고 기대되지는 않는다”며 “여성이 처한 차별의 구조는 외면한 채 여성도 군대에 가고 남성이 육아휴직하면 젠더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것은 얄팍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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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새로운선택’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금 전 의원과 류 의원은 전날 저출산 해결의 실마리로 ‘병역 성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 추진을 주장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성 군입대 의제를 던진 정치 세력은 이들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할 과제라고 밝혔다.

시민 사이에서도 표심 잡기에 급급한 이슈 몰이성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유 모(27) 씨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여전히 겪는 사회적 불평등은 무시하고 표면적인 의무를 똑같이 하겠다는 것은 젠더 갈등을 야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0대 남성 김 모 씨도 “지난 재보궐선거 때도 정치권이 소위 ‘이대남’을 잡기 위해 젠더 갈라치기 정책을 내놓았다”며 “선거를 앞둔 표 계산 아니냐”고 말했다. 박진수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제화가 급작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정치권이 선거철마다 관심과 호응을 얻기 쉬운 젠더 이슈를 일회성으로 터트리며 프레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성 징병’이 더는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성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국방정책실장은 “병역 자원 감소 문제는 이미 현실화됐다”며 “우수한 여성 인력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기에는 병영 문화나 시설 등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부국강병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국가적 의제로 삼고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역병 자원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20대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 3000명대에서 지난해 25만 7000명으로 줄어들었다. 2035년에는 22만 7000명, 2040년 13만 500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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