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친명 "사쿠라" 비명 "셀프 디스"…이낙연 신당에 野 균열

새해 신당 창당 시사에 계파갈등

김민석 "檢독재 협조자, 나가라"

비명계 "내로남불" 등 역공 나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친명계는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이적 행위’라며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비명계는 이에 ‘내로남불’이라면서 맞불을 놓았다.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이낙연 신당론’으로 당이 술렁이자 이재명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연일 ‘사쿠라(변절한 정치인)’라는 원색적인 비판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을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나”라면서 “검찰 독재의 협조자로 기록되실 것이냐.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거면 오늘 당장 나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 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 ‘낙석 주의’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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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탈당 이력을 근거로 들어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이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에서 탈당해 ‘정몽준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으면서 이 전 대표의 창당 움직임을 비판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논리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별칭이 붙었던 분이 어느새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은) ‘셀프 디스’”라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의원을 겨냥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적었다.

이낙연 신당론이 확대되면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새해에는 새로운 기대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며 창당 시점까지 거론한 상태다. 아직 당내에서는 이낙연 신당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비명계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탈할 경우 이낙연 신당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일단 통합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 비명계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전 대표 출당 조치 청원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18일 영화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서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있어 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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