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서학개미 '코인株', 일학개미는 '배당株' 꽂혔다

비트코인 급등하자 고수익 노려

美 코인베이스 이달 150억원 매수

비트코인ETF도 40억원 사들여

고배당에 엔저로 환차익도 기대

日선 도요타·다케다제약 등 투자

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미국에서는 고수익을 노린 가상자산 관련주 투자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안정적인 배당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소위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1년 8개월여 만에 4만 달러를 돌파하자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배당에 엔저(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익 수혜를 노리고 배당성향이 높은 도요타 등의 주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를 1125만 달러(약 148억 원) 순매수했다. 11월 한 달 순매수액인 869만 달러(약 114억 원)를 이미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선물 ETF ‘BITX(2X BITCOIN STRATEGY ETF)’의 순매수액도 296만 달러(약 39억 원)에 달했다.

순매수액 순위에서도 가상자산 투자 열풍은 뚜렷이 드러난다. 코인베이스는 ETF를 제외하면 미국 개별 종목 중 순매수액 기준 2위다. 1위는 소매 업체 메종솔루션즈(2103만 달러)다. 코인베이스에 이어 화이자(1116만 달러), 로빈후드마켓(103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865만 달러), 엔비디아(770만 달러) 순이었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가상자산 종목에 몰리는 건 비트코인 상승의 영향이 크다. 미국 투자정보 포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2일 기준 4만 1501달러(약 5471만 원)로 지난달 말(3만 7723달러·약 4973만 원) 대비 10%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2배 넘게 급등했다. 내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4월에는 비트코인 채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다가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관련 기업의 주가도 상승세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연초 33.6달러에서 이달 12일 139.62달러로 515% 뛰었다. 클린스파크(336.57%), 마라톤디지털홀딩스(337.94%) 등 일부 채굴기업 주가는 연초 이후 300% 이상 치솟았다.



일본에서는 고배당주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를 99만 달러(약 13억 원)어치 사들였다. 전체 종목 중 순매수 11위로 ETF를 제외하면 1위다. 일학개미들은 또 일본 로봇 기업인 화낙을 34만 달러(약 4억 원), 다케다제약을 23만 달러(약 3억 원) 순매수했다.

일본 기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하는 비율)은 30%대로 국내(15~20%) 대비 최대 2배 높다. 2022 회계연도 기준 도요타의 배당성향은 33.3%, 화낙은 60% 이상, 다케다제약은 88.6%에 이른다. 일본 기업은 엔저를 앞세워 올 들어 호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배당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 4월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거래소가 상장사에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요구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역사적 수준의 엔저도 투자 매력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16일 858.38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달 12일에는 904.88원까지 반등했지만 990~1000원대를 오가던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 상승 시 환차익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국내 투자자가 이달 12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 ETF(YINN)’다. 총 2735만 달러(약 361억 원)를 사들였다. YINN은 FTSE차이나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다. 중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속에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서종갑 기자·양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