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 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차남인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자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장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손 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해 ‘2차 형제의 난’을 일으켰지만 부친인 조 명예회장의 개입으로 사실상 공개매수에 실패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15알 오전 9시 27분 한국앤컴퍼니는 전일 대비 18.11% 급락한 1만 7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23% 넘게 떨어진 1만 6240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 3718주(2.72%)를 장내에서 주당 2만 2056원에 취득했다. 금액으론 569억 8648만 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조 회장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에 따라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상승했다. 우호 지분을 고려하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 이상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MBK의 공개매수 가격인 2만 원 아래로 떨어졌으나 조 고문 측이 매수할 수 있는 지분 자체가 적어 공개매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MBK측은 공개매수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한 주도 사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앞서 조 회장은 14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경영권 방어 준비는 끝난 상황이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기사로 나선 아버지 조 명예회장의 결정에 대해서도 그는 “평생 일궈 놓은 사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것인데,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