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이클 잭슨도 울린 ‘피부병’ 치료 어렵다는 건 편견[건강 팁]

■ 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자가면역반응으로 멜라닌세포 파괴되는 만성 피부병

도포제·경구약물·광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 시도 중

신약개발도 활발해지는 추세…조기 치료할수록 반응 좋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백반증으로 인한 고통을 포함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이클 잭슨의 인생 이야기가 다뤄졌다.SBS '과몰입 인생사' 캡처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백반증으로 인한 고통을 포함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이클 잭슨의 인생 이야기가 다뤄졌다.SBS '과몰입 인생사' 캡처




백반증은 멜라닌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가 탈색돼 얼룩덜룩해지는 만성 질환이다.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얼굴∙팔다리와 같이 노출되는 부위에 이러한 병변이 생기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질환의 특성상 현재 겉으로 드러난 부위에 병변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추후 노출부까지 병변이 넓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 환자도 많다.



전설적인 미국의 팝스타 '마이클 잭슨' 역시 백반증 환자로 알려져 있다. 피부의 일부가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은 피부색이 뚜렷한 흑인과 동양인에게 발병했을 때 외모 콤플렉스를 일으키기가 더욱 쉽다. 마이클 잭슨은 백반증으로 인해 늘 긴팔과 우산을 착용했다. 얼굴의 백반증 증상이 심해 정상적인 검은 피부를 흰색으로 탈색시킬 수 밖에 없었닥 한다. 치료 크림까지 발라 더 하얗게 보였는데, 그로 인해 '백인이 되고 싶어 한다'는 루머가 생겼을 정도다. 백반증 환자가 겪는 스트레스나 치료에 대한 열망이 아토피피부염, 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CD8 양성 T세포에 의한 자가면역반응은 멜라닌세포가 사멸하는 주요 원인이다. 자가면역반응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유전적 요인으로 멜라닌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백반증은 전체 인구의 약 0.5~1%에서 발생하는데, 그 중 15~20%는 가족력이 있다. 일란성쌍둥이에서 한쪽이 백반증 환자인 경우 다른 쪽에 백반증이 발생될 확률이 23%일 정도로 유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가슴(왼쪽) 및 겨드랑이 부위에 병변이 발생한 백반증 환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가슴(왼쪽) 및 겨드랑이 부위에 병변이 발생한 백반증 환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멜라닌세포 자체가 스트레스에 취약해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세포 사멸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피부를 긁는 행위나 때밀이, 장신구, 외상, 수술, 염증성 피부질환을 비롯해 과도한 자외선 노출 또는 염색약과 같은 화학물질 접촉 등에 의해서도 병변이 생길 수 있다. 백반증 병변은 우리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데, 움직임이나 마찰 등이 많은 피부 부위에 더욱 흔하게 발생한다. 헤어라인, 눈이나 입, 항문 주변 또는 외음부, 팔다리의 관절 주위, 손·발등, 손·발가락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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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증 치료의 목표는 새로운 병변 발생을 억제하고, 기존 병변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도포제, 경구요법, 광선치료, 피부이식술이 있다. 그 중 스테로이드 연고, 칼시뉴린억제제 연고와 같은 국소약물을 피부에 도포하는 치료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도포제는 병변의 악화 억제 및 개선 효과가 있고, 광선치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더욱 좋다. 다만 스테로이드 연고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병변의 특성에 맞는 연고를 적절한 방법과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등과 손가락에 병변이 발생한 백반증 환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손등과 손가락에 병변이 발생한 백반증 환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경구요법은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병변이 새로 발생하고 악화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면역억제제를 수개월간 복용하는 치료법이다. 가급적 병변이 발생한 직후 악화됐을 때와 같이 초기에 투약하는 것이 추천되므로 정기적인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광선치료는 특정 파장의 자외선을 피부에 조사함으로써 면역조절 효과를 통해 병변의 악화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피부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나 전구세포에 작용해 멜라닌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고, 멜라닌세포의 이동을 촉진해 병변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보인다. 통증 등 불편함이 없고 안전하기 때문에 산모나 소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광선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려면 주 2~3회 빈도로 6개월 이상 지속하길 추천한다. 치료를 받는 동안 병변의 개선 정도를 평가해 개선 효과가 관찰된다면 2년 가까이 지속할 수 있다.

치료 효과는 병변이나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조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반응이 좋다. 또한 얼굴, 목, 몸통의 병변은 손·발가락, 손·등, 손목 등에 발생한 병변에 비해 치료반응이 좋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치료방법으로 병변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는 경우 피부이식을 고려한다. 주로 귀 뒷부분, 허벅지 내측, 비키니라인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의 정상 색깔 피부를 병변에 이식한다. 대표적으로 1mm 미만의 작은 크기만 이식하는 ‘펀치이식술’과 주사기 등의 기구를 통해 음압을 적용한 다음 수포를 만들고 수포의 표피만 병변에 이식하는 ‘흡인수포표피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병변의 위치, 크기 등을 고려해 이식 방법을 정하게 된다.

백반증은 치료 이후에도 수년 내 재발할 수 있다.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칼시뉴린억제제 연고 등을 지속적으로 도포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최근 야누스인산화효소(Janus kinase) 억제제를 백반증 치료에 활용하려는 임상시험이 시도되고 있다. 이미 룩소리티닙(ruxolitinib) 도포제가 백반증 치료 용도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그 밖에도 백반증에 관여하는 면역기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들이 전임상 및 임상시험 단계에 접어들면서 치료제 발전에 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백반증 치료가 어렵다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나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백반증은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고, 신약들이 지속적으로 개발 중인 것도 긍정적 요소다. 백반증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병원에 내원하길 권한다.

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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