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서방 원조 지연 움직임에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 패배 할 수도”

美공화 '우크라 원조' 어깃장에 우려 고조

"서방 당국자들, 패배 가능성 등 평가 중

우크라이나에 투입됐던 독일의 레오파드2 탱크가 수리를 마치고 리투아니아 인근 기지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우크라이나에 투입됐던 독일의 레오파드2 탱크가 수리를 마치고 리투아니아 인근 기지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원조 지원이 장기화 될 경우 빠르면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N 방송 등은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동맹국 정부 당국자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 지연이 우크라이나 국방력에 미칠 영향과 장기적 패배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서방 정보기관들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원조 없이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를 분석 중이라는 것이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몇 달 간 심각한 차질이 이어지거나 심지어 내년 여름께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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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우크라이나군은 벌써부터 탄약 소모를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일부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이 5∼7발의 포탄을 쏠 때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밖에 발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일 경우 유럽 각국도 잇따라 원조를 미루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헝가리가 14일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약 71조원) 상당의 예산 지원에 딴지를 거는 등 일부 국가가 이번 전쟁을 지렛대 삼아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마저 흔들린다면 서방의 대러 전선은 균열이 이는 수준을 넘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은 “우리쪽 상황이 안 좋아지면 우리 동맹들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해 외부의 원조가 끊긴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데 핵심적인 무기들이 차례로 떨어지면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먼저 장사정 미사일이, 이어 지대공 미사일과 포탄, 휴대용 대전차·대공 무기 등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영국이 제공한 장사정 미사일 '스톰섀도' 등을 활용해 한때 자국 연안을 점령했던 러시아 흑해함대를 수백㎞ 바깥으로 밀어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러시아군의 폭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도 서방의 지대공 미사일 지원에 힘입은 측면이 컸는데 이런 무기체계들을 더는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있다고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가 없다면 그들은 확실히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올해 10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614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군사지원 등이 포함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으면서 처리가 지연돼 왔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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