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스 안 나는 한국이 21조어치 LNG 뽑아 올려…'잭팟' 어디서 터졌나

[미얀마서 또 '잭팟'] ◆'효자사업' 된 자원개발

발견잠재자원량 8880억 ft³

가스공사도 8.5%나 지분 보유

해외사업 투자금 회수 기대감

생산기지 확대…에너지안보 ↑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 등이 참여한 미얀마 A-1·A-3 광구의 4구역(단계) 추가 가스 개발은 매장량이 8880억 ft³(세제곱피트)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업체는 정확한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달 액화천연가스(LNG) 단가를 기준으로 하면 2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너지 기업이 해외 자원 생산기지를 넓혀가는 가운데 이른바 ‘잭팟’이 터지며 향후 에너지 안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라 계산한 가스전 4구역의 경제적 가치는 21조 3376억 원에 달한다. LNG의 월별 단가는 12월 기준으로 톤당 106만 6882.86원인데 이를 8880억 ft³로 환산해 추정한 수치다. 다만 실제 경제적 가치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우선 LNG 단가가 매월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 LNG의 톤당 가격은 올 1월 191만 8688.3원을 기록하다 3개월 뒤인 4월에는 131만 7921.14원으로 31%가량 하락했다. 또 가스를 톤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가스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분 제거로 인한 매장량 감소 등을 고려하면 실제보다 추정량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여러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미얀마 가스전이 포스코인터에 ‘효자 사업’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미얀마 가스전은 사실상 포스코인터의 ‘자원 개발 신화’로 평가받는다. 미얀마 가스전은 개발 13년 만인 2013년 중국에 가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얀마 가스전의 가채 매장량은 4조 5000억 ft³로 파악됐다. 이는 당시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 치에 달하는 양이었다. 이 가스를 하루에 5억 ft³(원유 환산 시 9만 배럴)씩 30년간 채굴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가스를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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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포스코인터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이 2000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하면서 시작됐다. 2004년 3000m 해저에 위치한 가스전을 발견했고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가스전 발견에 성공했다. 이어 2008년에는 A-1과 A-3 광구의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 국영 석유 회사에 2013년부터 30년간 판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6월 가스를 처음으로 생산하기까지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3년 7월부터 판매를 본격화해 2014년에만 24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러 불확실성에도 과감하게 사업을 밀고 나간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많은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4구역 개발을 통해 또다시 호재가 들려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자원량이 추정치와 다를 수 있거나 개발이 지연되는 등 여러 변수가 예상되지만 이런 변수는 자원 개발 사업에서 당연히 안고 가야 하는 요소다.

4구역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지분 8.5%를 보유한 한국가스공사에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미수금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는 31곳 중 14곳에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가스공사는 2024~2028년 경영 목표에서 12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해외 사업 성과 극대화’를 제시했다. 해외 사업의 투자 회수율을 2024년 54.5%에서 2028년 68.8%까지 꾸준히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향후 해외 사업의 투자 회수율을 높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가스공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너지 기업이 해외 자원 생산기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며 향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한국석유공사는 이르면 내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에서 해저유전 개발을 위한 물리탐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원유 반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또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 업체와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원유 운송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첨단 기술과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시점에 국내 에너지 기업이 국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성과물을 내놓고 있어 국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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