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전방부대에 근무 중인 A병장은 요즘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군에 입대했을 때는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나오는 배식 방식의 병영식당을 이용해야 했다. 이미 지정된 메뉴대로 식사를 해야 하는 탓에 불평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 식단 구조가 바뀌면서 한 끼 식사에서 다양한 메뉴를 골라 먹는 ‘뷔페식’을 맛볼 수 있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뷔페식 급식이 운영되면 병사들은 치킨과 돈까스, 햄버거, 라면 등을 포함해 10개 이상 메뉴를 취향대로 선택해 먹을 수 있게 된다”며 “급식 만족도가 90점 이상으로 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내년부터 13개 부대 ‘민간 위탁 병영식당’에서 뷔페식 급식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국방부가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병 개인의 취향대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하고 운영 성과를 분석해 순차적으로 뷔페식 식당을 확대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간 위탁 식당의 경우 병사가 모두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해놓는 것이 아니라 잔반 발생을 예상해 먹을 만큼만 준비하고, 필요하면 즉석에서 더 만드는 방식으로 식재료 낭비를 줄인다”며 “현재 장병 1인당 하루 급식비(1만3천원)에서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뷔페식으로 급식을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부대 인근 지역의 업체를 통해 외식, 배달, 요리사 초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지역상생 장병특식’은 내년 중 전 부대에서 본격 시행한다. 올해 시범 도입된 이 사업은 장병의 외식 욕구와 조리병 휴식 여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상생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횟수도 기존 연 9회에서 12회로 확대한다. 군 관계자는 “매달 1회 수준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이에 더해 국군의 날이나 호국보훈의 달 등은 한 번 더 실시해 연 15회 수준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육군과 해병대 병사들이 생활관에서 침구로 사용하던 모포와 포단을 올해 상용 이불로 전면 대체했다. 이로써 육·해·공군과 해병대 모든 병사가 생활관에서는 뻣뻣한 모포 대신 이불을 덮고 자게 됐다.
공군과 해군은 각각 1974년과 1999년부터 평시에는 상용 침구류를 사용해왔지만, 육군과 해병대는 유사시 주둔지를 떠나 야외에서 생활하는 특성 등으로 창군 이후 평시에도 모포와 포단을 써왔다.
국방부는 생활관에서는 푹신한 이불과 베개 등 상용 침구를 쓰도록 병사 생활여건 개선도 완료했다. 모포와 포단은 전시 혹은 훈련에 쓸 수 있도록 비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문업체에 이불 세탁을 맡기는 ‘안심클린 세탁’ 사업도 내년부터 10개 사·여단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된다. 현재는 개인이 세탁하거나 군 내 이불 세탁 전용 기기 등을 사용해 세탁한 뒤 신병에게 보급해왔다.
전역자가 반납한 수통도 외부 전문 세척 업체의 관리 후 신병에게 재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방부는 2022년부터 주둥이를 넓혀 세척이 쉽게 한 스테인리스 재질 신형 수통을 보급하고 있다. 낡고 비위생적이라는 불만이 많은 기존 군용 수통을 2026년까지 전부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초급간부를 위한 이사화물비 지급도 시행한다. 신규 임관 시와 임관 5년 이내 전역 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부대를 옮길 때만 이사화물비를 지급하는데, '초급간부 이사는 국가가 지원한다'는 슬로건 아래에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내후년부터 초급간부 이사화물비가 이사할 때마다 29만원씩 반영되도록 기재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계획이다.
이갑수 국방부 군수관리관은 “장병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