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세로 전환한 집값이 내년에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해온 집값이 하반기 반짝 반등했으나 높은 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인해 상당 기간 ‘2차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건설주택포럼·건설주택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부동산·건설 개발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내년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4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56%로 가장 높았다. 이후 2025년까지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본 이들도 36%나 됐다.
응답자들은 서울 등 수도권 역시 예외가 아닐 것으로 봤다. 내년 상반기 기준 서울 주택 매매가격 하락률이 ‘5% 이상’ 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28%로 가장 높았다. ‘1~3% 하락(24%)’ ‘3~5% 하락(16%)’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68%가 서울 주택 시장 약세를 전망한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본 비율이 34%로 서울보다 더 높았다.
내년에도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로는 ‘높은 금리 지속(45.9%)’과 ‘매수 수요 및 투자심리 위축(27.9%)’이 꼽혔다.
집값 재반등 시점은 서울의 경우 2025년 하반기를 꼽는 이들이 34%로 가장 많았다. 서울이 재반등하게 되는 이유로는 ‘입주 물량 부족(31.3%)’ ‘금리 추가 인상 없이 유지 또는 하락(28.4%)’ 등을 꼽았다.
반면 전세 시장 흐름은 매매와는 딴판일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들은 내년 상반기 서울 및 수도권의 전세가가 1~3% 상승한다는 답변(32%)을 가장 많이 했다. 3~5% 상승은 16%, 5% 이상 상승은 4%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내년 전세가 상승을 전망했다. 전세가가 오르는 이유로는 ‘신축 입주 물량 감소(29.6%)’ ‘높은 매매가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전환(26.8%)’이 꼽혔다.
윤주선 건설주택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현재 집값의 하방 압력이 거세 내년 상반기 상당한 폭으로 하락한 후 하반기에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하며 내년 한 해 기준으로는 약세가 예상된다”며 “금리·선거 등 외부 변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공동 설문조사는 건설·부동산 개발, 부동산금융, 부동산 정책 및 연구 분야,학계 등에 종사하고 있는 건설주택포럼 회원들과 시장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