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부실 위험에 빠진 기업 수가 10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발목 잡힌 건설사가 늘자 부동산 업종 부실기업이 가장 많았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채권은행이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벌인 결과 올해 부실징후기업이 231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46곳(24.9%)이나 늘어난 규모다. 부실징후기업 수는 관련 통계 조회가 가능한 2014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실징후기업은 외부의 자금 지원이나 별도의 차입 없이는 빌린 돈을 상환하기 어렵다고 채권은행이 판단한 기업이다. 채권은행은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A~D 등급으로 나눈 뒤 이 중 C·D등급을 부실징후기업으로 다시 구분한다. C등급은 채권단의 워크아웃, D등급은 법정관리 등 회생절차 대상으로 분류된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부실징후기업 수가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이다. 부실징후기업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정부의 유동성 지원 덕에 157곳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금리 인상 여파에 185곳으로 늘더니 올해 들어서는 증가 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부실징후기업 중 올해 D등급을 받은 기업만 113곳에 달한다. 전체 부실징후기업 중 절반은 당장 회생절차를 밟아야 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뜯어보면 부실징후기업 중 부동산 업종 기업이 22곳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만 해도 3곳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15곳으로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더 늘었다. 기업 규모에 따라 나누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각 222곳, 9곳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