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글로벌 정글서 살아남으려면 기업 법인세·상속세 부담 줄여야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모래주머니’로 불리는 법인세·상속세 인하 여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 수장을 맡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법인세율 추가 인하 필요성을 거론했다. 최 후보자는 17일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법인세는 국제적으로 경쟁하는 세목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감안해야 한다”며 “법인세 인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과 국제적 법인세 수준 등을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기재부는 상속세 부과 방식을 바꾸기 위해 미국·영국 등 25개국의 상속세 제도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최근 외교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주요국들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인세 감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영국은 최근 경제 회생을 위해 연간 150억 파운드(약 25조 원) 규모, 독일은 4년 동안 320억 유로(약 45조 원) 규모의 법인세 경감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의 법인세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4위로 바닥권이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OECD 평균(21.2%)보다 훨씬 높은 데다 과표 구간도 4단계로 1~2단계인 선진국보다 복잡하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 법인세율을 25%에서 22%까지 내리려고 했지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1%포인트 찔끔 인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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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최대 주주 할증을 더하면 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인 14.5%의 무려 4배에 달한다. OECD 회원국 중 캐나다·호주 등 14개국은 상속세를 폐지했고 영국은 2025년까지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7%), 이탈리아(4%) 등은 상속세가 있어도 세율이 높지 않다. 전략 산업의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정글에서 도태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숨 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국들은 자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제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 투자·고용에 적극 나서게 하려면 법인세와 상속세 부담을 최소한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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