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나 건물 등이 무너지면서 127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19일 중국 지진대망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59분(한국 시각 19일 0시 59분) 간쑤성 린샤주 지스산현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02.79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지진 발생 후 규모 4.0∼4.9의 지진 두 차례를 포함해 모두 306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오후 집계 기준으로 120명을 넘어섰다. 간쑤성에서 113명이 숨졌고, 인근 칭하이성에서도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확인된 부상자 수는 730여명에 달한다. 중국 매체들은 날이 밝아지면서 수색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수도·전기·도로 등 기반 시설도 상당 부분 손상된 상태다.
중국 매체들이 보도한 영상과 사진에는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치우며 깔린 사람을 구조하는 장면이나 지진을 피해 건물 밖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당국은 지진 발생 후 구조대를 배치해 긴급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넓고 날씨가 추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일어난 린샤주는 해발 2000m의 고원지대로, 오전에는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간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긴급 지시를 통해 부상자 구조와 2차 피해 예방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수색 구조를 전개하고 부상자를 적시에 치료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인민해방군은 지방정부와 적극 협력해 긴급 구조 및 구호 활동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당국은 텐트, 접이식 침대, 이불 등을 지원하는 한편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을 파견하고 구조대를 증원하는 등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당국은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진 발생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우리 교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지진 피해 지역의 생활 질서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밤중에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쉬시웨이 중국 지질대 교수는 “내진 설계가 된 주택이 적은 데다 해당 지역의 인구밀도가 높고 한밤중에 지진이 일어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점 등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46분 간쑤성 린샤주에서 직선거리로 2200㎞ 떨어진 신장자치구 커쯔러쑤주 아투스시에서도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아투스시에서는 지난달 8일에도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