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 배양에만 2~3일이 걸려 초기 대응이 어려웠던 요로감염을 1시간 만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박용정·김도균·최민혁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요로감염(UTI)과 이로 인한 2차 혈류감염(UT-BSI)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요로감염은 지역사회와 의료 환경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감염 중 하나다. 발열·배뇨통·빈뇨·절박뇨(소변을 참기 어려움) 등 환자에게 요로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소변 배양 검사를 진행하는데 세균이 자랄 때까지 통상 2~3일 가량이 소요돼 감염 초기 치료를 놓칠 수 있다. 요로감염이 추정될 때 치료 지연을 막기 위해 자동화 소변검사만 시행하고 경험적으로 치료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2011~2021년 세브란스병원 및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요배양 검사와 자동화 소변검사를 받은 환자 25만 2917명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AI 모델(XGBoost)를 개발하고 검증과정을 거쳤다. △소변검사 결과값(소변 내 박테리아 수, 요중 백혈구, 요비중) △혈액검사 결과(백혈구 수, 단핵구 수, 림프구 수, CRP Level) △인구 통계학적 자료(이완기 혈압, 수축기 혈압, 환자 연령) 등 요로감염 진단에 중요한 10개의 지표값을 웹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하고 ‘예측’ 버튼을 누르면 환자의 요로감염 및 요로연관 2차 혈류감염의 가능성에 대한 예측값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10개 지표값은 통상적으로 병원 방문 후 1시간 이내에 얻을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AI 모델(XGBoost)는 외부 검증 데이터세트에서 요로감염 예측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AUROC 값은 96.7%, 요로연관 2차 혈류감염 예측 시 AUROC 값은 95.5%였다. 기존 자동화 소변검사의 AUROC 값은 74.5%에 그쳤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모델(XGBoost)를 활용하면 요로감염은 물론 이로 인한 2차 혈류감염을 병원 도착 1시간 이내에 97%에 가까운 정확도로 가려낼 수 있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AI 모델을 임상적으로 활용하면 비특이적 요로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항균 치료 지연위험을 줄이고 추가 치료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요로연관 2차 혈류감염 환자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상용화를 위해 외부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술 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염 및 공중보건학회보’ 최근호에 게재됐다.